주최측은 이날 참가인원을 300만명으로 추산하며 보수 대통합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닷새전 200만명이 모였다고 밝힌 '서초 촛불집회'를 자극하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본격적인 세대결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연단에 오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정부가)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내고 있다. 안보도 무너뜨리고 있다"며 "조국이 국정과 바꿀 수 있는 그런 사람이냐. 지금 당장 나와서 교도소로 가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의 본질은 첫번째,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헌정농단이고 두번째, 독재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검찰은 엄정히 수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보수 기독교 단체는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역과 대한문 일대에서 조 장관과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를 각각 진행했다.
기독교 단체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최근 조국 사태에서 보듯 범죄자를 대통령이 나서서 옹호하는 조폭 집단 같은 정권이 되고 있다. 광화문에 모인 여러분 모두 한 마음으로 정권 퇴진을 주장하자"며 현 정부를 겨냥했다.
이날 현장 곳곳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흩날렸다. '文정권 심판 조국 구속'·'지키자! 자유대한민국'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적잖았다. 참가자들은 "지키자 대한민국! 살리자 대한민국!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부산에서 올라온 집회 참가자 김경주씨(45)는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을 밀고 나가는 걸 보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독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근혜 정부와 변한 게 없어 오늘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다른 집회 참가자 장양우씨(60·경기도 파주)는 "검찰을 개혁하는 건 좋지만 조국 수사와 연결하는 건 잘못됐다"며 "자격이 없는 사람을 장관으로 앉히고, 그걸 또 옹호하며 검찰을 압박하는 상황을 보면서 분노를 못 참고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집회 인파는 광화문광장 북단에서부터 서울시청을 넘어 서울역까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을 300만명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28일 20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힌 진보 진영의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서울역과 대한문 등 각 곳에서 집회를 연 참가자들은 오후 4시쯤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집회 장소와 행진 인파 주변으로 90개 중대 5400여명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오후 6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국 대학생들의 연합 촛불집회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