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출석한 문미옥 과기부 차관의 딸이 과거 문 차관이 기획정책실장으로 있던 기관에서 수상한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 "딸 논문" "WFM"…시작도 끝도 조국
한국당 의원들은 감사 시작부터 과기부의 정책이 아닌 조 장관과 관련한 질의를 쏟아냈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최기영 과기부 장관을 향해 "조국 사태를 보면서 저 정도의 논란이 일어나면 '내가 장관을 해야 되겠느냐'는 생각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최 장관이 "제가 맡은 부분만 생각한다"며 답을 피하자 "답변이 곤란하다는 자체가 (조 장관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시는 것 같다"고 단정했다.
윤 의원은 "병리학회에서는 조 장관 딸이 허위저자로 기재된 논문을 취소했는데 과제를 맡았던 단국대에서는 관련 교수에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연구 윤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자 출신인 장관께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왜 과기부와 연구기관은 손을 놓고 있느냐"고 질책했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은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가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WFM이 전라북도에서 2차 전지 관련 산학연 지원사업에 선정됐는데 평가 과정이 엉터리였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산학연 평가심사 자료를 보면 100점 만점에 54.8점을 받았고 신청자격인 기업부설연구소도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하루 만에 설립됐다"며 "정부과제, 자체기술개발실적, 특허출원 등이 모두 공란이고 위원 평가에서도 '차별성이 없다', '미흡하다' 등이 대부분인데도 선정이 됐다"고 말했다.
◇ 野 "실검 조작" vs 與 "자발적 참여"
여야 의원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펼쳐진 실시간 검색어 사태와 관련해서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며 "여론몰이이니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과 의사표현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는데 재갈을 물리자는 일부의 의견은 과잉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8월 27일 네이버에 '조국힘내세요' 키워드로 사회적 논란이 일어났는데 유독 네이버 실검에서만 다른 사회적 이슈보다 조국 관련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40대 연령의 순위 중 문재인 탄핵이 1분 만에 지지로 바뀌는 등 기술적인 실검을 보여주는데 상식적으로 발생이 가능하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8월 27일 '조국힘내세요'를 시작으로 28일 '가짜뉴스아웃', 29일 '한국언론사망', 30일 '나경원자녀의혹'을 비롯해 최근에는 '검찰자한당내통의혹'까지 검색어에 올랐다"며 "이 중 어떠한 사안도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충분히 국민 공감을 일으킨 사안이 아닌데 실검 최상단에 올랐다는 것은 특정 세력 몇천명, 몇만명이 특정어를 검색어 상위에 올린 것인데 여론조작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와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에게 질의를 한 후 "지금 (야당에서) 여론조작이나 검색 언어가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문제 삼고 있는데 관계가 없다고 확인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은 네이버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를 합한 '네일베'라는 표현을 사용, 네이버가 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실검 사태가 조작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많은 사람이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이기도 해 여러 각도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 대표이사는 "정치 분야에서는 그렇지만(드물지만) 마케팅이나 팬클럽 분야에서는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조작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야당 의원들은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을 거친 문 차관이 2013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기획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문 차관의 딸이 WISET에서 주관한 온라인멘토링 사업에 참여해 '멘티 장려상'을 받은 사실이 이른바 '엄마 찬스'를 활용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여성과학인이 수천 명이 넘을 텐데 수상자 33인 중 고등학생은 문 차관의 딸로 추측하고 있는 심모 학생 뿐"이라며 "나머지는 교수거나 대학생 이상인데 당시 엄마의 직장에서 요건에 맞지 않은 인턴을 하고,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표창을 받았고 대학입시에 이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장관은 "고등학생이 한 명 더 있었다"고 답했으며 문 차관도 "자료에 (고등학생이 2명인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문 차관이 딸의 이름 등을 확인해 달라는 자신의 자료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답변해 달라고 촉구했는데, 문 차관이 최 의원에게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질문에는 답을 해서 논란이 일었다.
문 차관은 김 의원이 "최 의원이 의혹을 제기했으니 여쭤본다. (딸이) 인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묻자 "인턴은 참여하지 않았다. 최 의원의 말씀은 온라인 멘토링 사업에 멘티가 신청하는 멘토링을 멘토가 승인하는 경우에 참여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이 활동에는 참여했다"고 답했다.
문 차관은 프로그램 참여와 수상 여부에 대한 김 의원에 질문에 "맞다"고 인정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이 대학진학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전교 1등이어서 지역균형(발전) 전형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아 서울대에 입학했기 때문에 (온라인멘토링과 같은) 과외 활동과는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수차례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이 자리에서도 답변을 요구했는데 백지로 답변해놓고는 여당 의원이 물으니 답변도 하고 본인의 주장만을 말했다"며 "야당의원이라고 무시하는 것인지 국회를 우습게 보는 것인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중 의원은 "자료제출을 안 하고, 답할 수 없다고 해놓고는 김 의원의 질문엔 답을 했는데 이는 증언·감정법 13조 위반의 국회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문답 형태로 (질문)해서 자녀에 대한 예스(yes) 노(no)를 답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 차관이 답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치 답을 안 하면 그렇다고 인정해버리겠다고 선언하는 포악한 행위, 묘한 취미를 반복한 것은 아주 불쾌하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