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날 오전 쏘아올린 발사체는 '북극성' 계열의 SLBM으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11분 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북한의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실무협상 재개 합의 사실을 발표한 지 13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SLBM은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10차례에 걸쳐 쏘아올린 단거리 미사일이나 대구경방사포와는 차원이 다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016년 8월 발사한 북극성-1형, 2017년 2월 발사한 북극성-2형에 이어 새 모델인 북극성-3형을 개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상발사했다면 사거리가 2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오늘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910㎞, 거리가 450㎞로 고각발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상발사했다면 1500~2000㎞정도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LBM이 맞다면 중거리 전략탄도미사일이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어느 나라든 자위권을 갖고 있으며 안보리 결의 위반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북한이 협상개시 발표 직후 SLBM 추정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을 경우 '협상판' 자체를 깰 수도 있다는 고도의 압박용인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발사 의도와 관련해 "실무협상에서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국감에서 "협상을 앞두고 레버리지 강화를 위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북미협상에서 체제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와 함께전날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 공개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남한이 남북협력을 외면한 채 한미군사연습과 첨단무기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해왔다.
문제는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북미협상에 미칠 영향이다.
단거리 미사일은 개의치 않는다는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미국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부에선 협상을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NSC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이 번 미사일 수준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라며 "북한이 한계치에 근접하긴 했지만 완벽한 SLBM을 발사한 것은 아닌 만큼 '협상 판'을 깬다기 보다는 미국을 향해 적극 협상에 나서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