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하루 만에 파평면과 적성면에서 잇따라 ASF 추가 확진되면서 파주 양돈산업도 붕괴 위기를 맞았다.
◇파주에서만 4차례 ASF 발병…돼지 사육두수 절반 줄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병한 파주시는 지금껏 네 차례 ASF가 발생했다. 지난달 17일과 24일 연다산동과 적성면에서 2일 파평면과 적성면에서다.
지난달 26일 인천 강화에서 9번재 ASF 발병 이후 6일만에 다시 파주에서 10번째, 11번째 ASF가 발생한 것이다.
네 차례 ASF 발생으로 파주시 전체 돼지 사육두수는 절반으로 줄게 됐다. 91개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 110,317두 중 57,982두가 살처분 됐거나 될 예정이다.
현재 살처분이 완료된 농장은 19곳으로 돼지 40,416두가 매몰과 랜더링 방식으로 살처분 됐다. 이번 3차와 4차 발생으로 13개 농가, 돼지 17,127두가 예방적 살처분 된다.
지난 1일 오후 5시50분쯤 파평면 마산리의 한 돼지농장에서 돼지 1마리가 폐사하고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여 농장주가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이어 적성면 주월리의 한 돼지농장에서도 ASF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농장은 돼지 18마리를 사육 중인 무허가 농장으로 울타리도 없고 잔반을 돼지에게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법원읍 오현리 농가에서 모돈 1마리가 폐사했고, 문산면 마정리 돼지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인다는 의심 신고 2건이 추가 접수됐다.
앞서 두 차례 ASF 발생으로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온 파주시와 양돈농가들은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파주시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투입해 차단 방역에 주력했고, 이후 ASF는 1주일 넘게 소강상태를 보였다.
양돈농가들도 외부인을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매일 농장 안팎으로 소독약을 뿌리는 등 방역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지속된 차단 방역에도 불구하고 ASF는 또다시 발생했다. 특히 파주 양돈농가가 밀집한 파평면과 적성면에서 집중 발생한 것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어제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음성 판정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기대는 이내 절망감으로 변했다"며 "연이어 추가로 발생한 ASF로 전 직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파주 양돈 농가들은 애지중지 키워온 돼지를 하루아침에 땅에 묻어야 하는 현실에 망연자실하며, ASF가 파주 전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윤상 대한한돈협회 파주시 지부장도 "양돈농가 사이에서 '내일은 우리 농장이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번 추가 ASF 발생으로 파주시 양돈산업은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처분 농가가 정상화 되려면 최소 3년에서 5년이 걸린다"며 "나이가 많은 농장주의 경우 평생 가꿔온 양돈사업을 접는 일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