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에 치매예방프로그램 탑재…"최대 9년까지 발병 늦춰"

"취약계층 AI돌봄 서비스 대상자에 한정 제공…일반 고객에 유료제공은 조심스러워"

김모 할머니(강북구 번동, 64세)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을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SKT 제공)
SK텔레콤이 자사 AI(인공지능)스피커에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능력강화 프로그램을 탑재했다.

SKT이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개발한 해당 프로그램은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지능력 강화훈련 프로그램을 음성기반 AI서비스로 구현한 것으로 연구팀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9년까지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은 일단 이 프로그램을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자사가 진행중인 AI 돌봄서비스 대상자에게 한정해 해당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SKT는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치매 예방 서비스인 '두뇌톡톡'을 개발했다. 해당 서비스는 AI스피커 '누구'와 대화를 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어르신이 "아리아, 두뇌톡톡 시작해"로 호출하고 "준비되셨으면 화이팅이라고 말씀해 주세요"라는 스피커의 안내에 따라 "화이팅"을 외치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퀴즈 진행속도는 어르신들의 요청에 따라 일반 AI스피커 반응속도보다 다소 느리게 세팅됐다.

두뇌톡톡을 개발한 연구팀은 해당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의 치매발병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연구팀 윤정혜 교수는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은 치매 발병 자체를 막는 다는 의미가 아니라 치매 발병 시기를 늦추고, 치매가 발병했을때 인지력 감퇴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라며 "중년이 되면 머리를 사용하는 것을 게을리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즐거운 방식으로 머리를 사용하며 머리 속에 있는 '인지 저수지'를 쌓아 인지력 감퇴질환인 치매 발병을 예방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두뇌톡톡의 바탕이 된)인지능력강화 프로그램을 하루 1시간 반씩 3개월을 실시했을때 최고 9년까지 치매 발병을 지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을 정도 수준의 연구가 있다"며 "다만 AI스피커를 통해 매일 이런 훈련을 제공했을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이제 검증해랴 하는 시기이고 그 효과성에 대한 검증 연구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SKT 이준호 SV 추진그룹 그룹장은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임상을 통과한 프로그램"이라며 "이런 프로그램을 보건소나 치매예상센터 등에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직접 찾아가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등이 많이 드는데 AI스피커로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KT는 해당 프로그램을 자사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정해 제공하고 있는 AI 돌봄서비스 대상자에게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해당 서비스를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반에 확대 제공하는 것에 대해 "저희들이 계속 고민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그룹장은 "SK의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것은 앞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고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이 베스트"라며 "치매예방프로그램이 비지니스가 될 수 있겠다고 하시는 부들이 많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우리가 돈을 낼테니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시면 자연스럽게 (사업화를)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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