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에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방수를 위한 지붕도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차 보급현황을 보면 전국에 보급된 전기차는 총 7만8660대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4년 2946대, 2015년 5853대, 2016년 1만5389대, 2017년 2만5593대, 2018년 5만5756대, 2019년 8월 기준 7만8660대 등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충전소는 아파트용 5988개소, 공용 1309개소, 업무용 733개소 등 총 8030개소가 있다.
전기차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눈과 비를 막아줄 지붕도 없이 충전소만 있는 곳이 많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97%에 달하는 충전소에 지붕이 없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충전소는 실내 또는 눈비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지붕 등 부대시설 설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소에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를 막아줄 지붕 설치는 의무가 아니다. 야외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경우 운영기관이 '선택적'으로 지붕을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 지붕 설치 비용도 운영기관이나 충전기 소유자가 부담한다.
한전 관계자는 "충전기는 기본적으로 방수 처리가 돼 있지만 태풍이 오거나 눈·비가 많이 오면 안전을 위해 추가로 설비관리를 엄격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전기자동차가 늘어나고 있어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 성장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100%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 없기에 눈·비와 햇빛을 막는 지붕을 충전소에 씌워주는 건 기본이다"며 "비가 올 때 젖은 손으로 충전을 하면 분명히 감전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를 늘리고 충전소를 보급하는 양적 팽창이 포인트였다면 이제는 안전을 위함 질적인 성장도 함께해야 한다"며 "지붕을 씌우는 예산을 편성하는 등 한국형 선진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