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가 열리는 전남 순천의 팔마체육관. 3500석 규모의 아담한 경기한 입구를 당당히 차지한 두 개의 플래카드에 눈에 띈다.
순천시 황전면 이·반장 협의회와 황전면 주민일동이 팔마체육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걸어놓은 플래카드의 대상은 삼성화재 선수단, 그중에서도 리베로 백계중을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특히나 플래카드의 내용에는 백계중의 아버지가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 밖에서부터 대대적인 응원을 받은 백계중의 인기는 코트 안에서도 계속됐다. 현대캐피탈과 남자부 개막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백계중이 등장하자 다른 어떤 선수보다 더 큰 환호가 쏟아졌다.
특히 삼성화재 응원단의 중앙에 자리 잡은 백계중의 개인응원단은 몸을 날려 공을 받는 백계중의 모습에 더 큰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이날 하루만큼은 삼성화재 어느 선수보다 백계중의 이름이 더 많이 경기장을 채웠다. 전폭적인 응원 덕에 백계중은 삼성화재가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이 경기의 MVP로도 선정됐다.
덕분에 자신의 고향에서 처음 열리는 프로배구 컵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는 것이 당연했다. 백계중은 “경기장에 와서 (플래카드를) 보고 ‘오늘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건 더 힘이 나는데 얼굴을 맞았을 때 환호할 때는 창피했다. 그건 좀 안 좋았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플래카드는) 나만 본 게 아니고 동료들도 다 봤다. 그래서 나더러 ‘순천의 아들’이라고 했다”면서 “마음속으로는 고향에서 하는 대회니까 의욕이 더 앞서는데 겉으로는 내색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인 데다 첫 경기가 잘 풀렸으니 (결승까지) 5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처음 프로배구대회가 열리는 만큼 백계중은 더 많은 배구팬이 순천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누구나 와보고 싶은 곳이 순천이다. 어딜 가도 다 좋아서 특별히 한 곳만 꼽기 어렵다”면서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보여줄 테니 더 많은 분이 순천에 오셔서 경기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