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미예 야구전문기자(미국 현지)
이제 복잡한 뉴스들. 우리 머리를 아프게 했던 정치 뉴스들 뒤로하고 우리를 신나게 했던 한 사람의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바로 류현진 선수.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올시즌 정규 리그의 마지막 등판을 했는데 14승을 거둠과 동시에 이번 시즌 평균 자책점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시안 투수가 이렇게 1위를 기록한 거, 메이저리그에서 1위를 기록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노모 선수도 못 이뤘던 겁니다. 류현진 선수가 슬럼프가 있었는데 그 슬럼프를 뛰어넘어서 다시 사이영상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 상황. LA 현지 연결하고 가야겠네요.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예요. 조미예 기자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미예 기자, 안녕하세요?
◆ 조미예> 안녕하세요. 조미예입니다.
◇ 김현정> 어제 경기장에서 보셨다고요.
◆ 조미예> 어제 경기장에서 류현진 선수 호투 하는 거 지켜봤고요. 정말 너무 잘 던졌죠.
◆ 조미예> 사실 어제 등판 마지막 경기인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남은 한 경기이기 때문에 과연 류현진 선수가 몇 이닝까지 소화를 할까가 관건이었어요. 포스트시즌 생각한다면 5이닝 이하로 던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었는데 로버츠 감독은 전적으로 에이스 대우를 해 주더라고요. ‘류현진 선수가 던질 수 있는 만큼 마음껏 던져라.’
그런데 류현진 선수는 정말 기회를 준 만큼 7이닝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고요. 그러니까 류현진 선수가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고 더그아웃에 내려오니까 선수들부터 해서 모든 코치진이 정말 완전하게 박수를 쳐주고 호응을 해 주면서 축하를 많이 해 줬고요. 이게 기록이 남는 호투였기 때문에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시안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투수 최초로 평균 자책점 1위라는 기록.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예요?
◆ 조미예> 말 그대로 최초라는 거 자체가 메이저리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데 이 중에서 아시아 선수가 최초로 기록했다는 건 대충 감이 오시죠? 정말 대단한 기록이고요. 류현진 선수 이전에 노모 히데오가 1995년도에 2.54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좋은 기록을 세웠던 적이 1995년도였어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도 1위는 하지 못했고 3위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에 류현진 선수가 그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고 아시아 선수의 평균자책점 기록도 갈아치우고 1위라는 업적도 남겼고요. 그래서 지금 현지에서도 그렇고 잠시 주춤했던 사이영상 후보 레이스까지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죠.
◆ 조미예> 여기에서 약간에 시각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 8월 류현진 선수가 부진했을 때조차도 류현진에게 휴식 한 차례만 주면 류현진은 다시 돌아온다. 류현진 자체의 투구나 이런 것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어깨 수술 이후에 풀타임을 소화한 게 첫 회였기 때문에 약간의 휴식이 필요할 뿐이다. 더 다른 건 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류현진 선수 스타일에 대해서 투구에 대해서는 완전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구단에서도 내린 처방이 한 차례 휴식을 줬었고 다시 돌아온 류현진이 원래 모습대로 잘 던지게 된 거예요.
그런데 이게 아무래도 한국에서 중계 화면으로 보시는 분들은, 팬 분들은 많은 우려가 됐어요. ‘부상이 다시 발생하지는 않았을까?’, ‘투구가 읽히지는 않았을까?’ 이런 우려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런 우려는 없었기 때문에 류현진도 어떻게 보면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빨리 투구 밸런스를 잡아야지. 이것만 잡으면 나는 다시 할 수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 계속 집중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이것에 초점을 맞춰서 슬럼프를 극복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얘기 들어보니까 정말 노력파라면서요? 사이영상 후보에 오를 정도. 그러니까 평균 자책점 1위 기록을 세울 정도라면 그냥 천재다라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정말 그 많은 타자들의 형태를 다 엄청나게 공부해야 된다면서요.
◆ 조미예> 엄청나게 공부를 해야 되는 것도 맞고요. 타고난 능력도 있어야 되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되는 것도 맞는데 공부를 한 게 자기 투구 스타일대로 흡수해서 할 수 있다라는 게 능력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공부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 조미예>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이거를 자기 투구 스타일에 맞춰서 정말 실력으로 보여줘야 되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천재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예를 하나 들어보면 동료 선수들이 류현진에 대해서 연구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타고난 것만으로 하지 않는다라는 거죠. 류현진 선수가 어떻게 볼 배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하고 어떤 식으로 투구를 하고 이런 부분들을 다 옆에서 관찰한다는 게 우리가 흔히 얘기했을 때 클레이튼 커쇼 같은 경우에는 투수 중에서는 정말 내로라하는 넘버원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투수가 인정하는 투수가 바로 류현진 선수예요.
◇ 김현정> 커쇼가 인정하는.
◆ 조미예>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동료 선수들이 가장 인정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이죠. 슬럼프가 와도 다시 바로 일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 그러니까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이 부분을 가장 높게 세우는 것 같아요.
◆ 조미예> 지금 정확하게 보신 것 같아요. 이게 참 어려운 상황이에요. 사이영상이라는 게 그동안에는 류현진 선수가 슬럼프를 겪기 전에는 독주 체제였어요. 류현진 선수가 워낙에 월등하게 평균 자책점이 낮았기 때문에 독주 체제를 하다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평균 자책점이 거의 엇비슷해지고 승패도 엇비슷해지고. 이에 반해 탈삼진 능력이나 이닝 소화 능력은 디그롬이 앞서고. 그런데 이게 왜 어렵냐 하면 정확한 수치로 이 정도 수치에서 1위를 한 선수에게 사이영상을 주겠다라고 기준이 있으면 좋은데 결국에는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의 판단이거든요. 어떤 부분에다가 중점을 두고 있느냐.
◇ 김현정> 기자 마음이구나.
◆ 조미예> 투표를 할 것인지. 그래서 지금 말씀해 주신 부분들. 나와 있는 세부 요소들을 비교를 했을 때는 두 선수가 굉장히 박빙을 하고 있기 때문에 30명의 기자단이 각자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 ERA에 중점을 둔다라고 하면 류현진에게 투표를 할 것이고, 만약에 이닝 소화 능력에 중점을 준다라고 하면 디그롬을 할 텐데 이게 어떻게 보면 동부 기자와 서부 기자로 나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동부냐 서부냐에 따라서도.
◆ 조미예> 이게 서로 선정하는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어제 로버츠 감독도 그런 말을 언급을 했거든요. 동부는 약간의 편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세부 기록을 보면 당연히 류현진이 받아야 한다. 이렇게 언급을 했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빙의 승부. 결국은 기자 마음. 아무도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마음속으로 우리가 응원 끝까지 해야겠네요. 조미예 기자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