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찰개혁" 野 "편가르기"…거세진 '서초동 촛불' 공방

민주 "野 발목잡기에도 검찰개혁안 처리" 촛불 등에 업고 강행 의지
정의도 "檢 무소불위에 국민 분노 표출" 조국에 힘실어
한국 "文 살아있는 권력 엄정수사하라더니…조국 반대 국민도 이 나라 주인"
바른미래 "대통령이 국민 분열…시위한다고 수사 안 하면 평등아냐"
대안정치 "탄핵후 최대 인파 모인 것 자체가 현 국정 불안정 의미"
집회 인원두고도 與 200만 vs 野 5만 신경전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사법적폐청산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야권에서는 정부·여당이 무리한 조국 지키기로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민주·정의 "국민이 檢 이겨…명령 받아들이라" 압박 수위 높여

조 장관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그를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정의당은 촛불 집회에 힘을 실으며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예상 외의 대규모 집회에 내심 반색하며 검찰 개혁을 매개로 한 검찰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검찰권력의 남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단호히 배격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주셨다"며 조 장관에 대한 수사가 검찰의 권력을 지나치게 행사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스스로 개혁하지 않고 검찰이 계속 거역한다면 검찰개혁의 그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더 많은 촛불을 들겠다고 경고했다"며 거듭 검찰을 압박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명령을 확인했다면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에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버티지 말고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처리에도 힘을 실었다.

촛불을 동력삼아 야당을 압박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법 개정 이전에라도 개혁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다며 검찰개혁을 위한 당내 특위를 30일 설치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정부 수립 이래로 수십 년간 누적된 검찰의 무소불위한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거대한 움직임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역시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오 대변인은 "그 어떤 권력이라도 국민의 뜻을 넘어설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검찰은 국민의 명령을 준엄하게 여기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날 내내 정국을 달군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잉이라는 문제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 野 "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문제 아냐…조국 반대 국민도 나라의 주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무리한 조국 지키기에 야당과 검찰, 언론은 물론 국민까지도 반개혁 집단이 돼버렸다고 비난에 나섰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것도,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도 문 대통령이었다"며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집회는 국민의 뜻,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치 공세로 몰아가는 행태는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조국을) 지지하는 국민도 반대하는 국민도 이 나라의 주인이다. 국민을 이겨서 무엇을 얻고자 하시는가"라고 반문하며 조 장관 수호를 위한 촛불집회가 반쪽짜리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 장관 수호를 위한 검찰개혁 집회 뿐 아니라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 또한 일어나고 있음에도 여권 인사들이 한 쪽 집회에만 참여해 검찰 성토의 장을 펼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검찰개혁이라는 간판 아래 여당이 조국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이종철 대변인은 "집회에 모인 사람들을 평가절하 할 이유는 없지만 우리 사회가 극심한 분열로 치닫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통령이 국민 분열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검찰이 수사하는 피의자를 비호하고 검찰을 비난하면서 노골적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지자들까지 총동원되고 있는 '그들만의 잔치'가 검찰에게 얼마나 큰 부담과 압박이 되겠느냐"며 "지지자들이 수천, 수만 명 모여 시위를 한다고 해서 조 장관 수사를 피하고 조 장관 소환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결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한국 검찰이 죽은 권력을 무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는 해치로 국민에게 비춰졌더라면 특검제 도입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조 장관의 20년전 기고문을 인용하며 "살아있는 권력은 '조용히 수사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 '눈치 없는 검찰'을 물어뜯겠다고 달려드는데 정의를 모르는 하이에나들이 선악을 가려 징벌하는 해태를 쫓는 격"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권력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맞서라던 현 여권이, 자기 진영인 조 장관을 수사하자 '무소불위'라며 다른 잣대로 검찰을 비난하는 행태를 지적한 셈이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의 고상진 대변인은 "탄핵 촛불집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모였다고 하는 것은 탄핵 당시 만큼 국정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대규모 촛불 인파가 모인 것이 오히려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與野 집회 인원 두고도 설전…5만? 200만?

여야는 집회의 성격 뿐 아니라 참여 인원 추정치를 두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200만명이라는 주최측의 추산을 공식 브리핑에 인용함은 물론,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마음 속으로 촛불을 켠 국민이 2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아마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국민들의 마음속에 켜진 촛불까지 합치면 다시 1000만일 수도 있고 2000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국민 다수가 심정적으로 촛불에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최초의 주최측 추산인 100만명을 논평에 사용했다.

반면 집회가 열린 서초구청장 출신인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 박성중 의원은 집회 모습을 찍은 사진을 페르미 기법으로 분석해 최대 참여인원이 5만명 수준이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시위 당시 서초역을 중심으로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는 음악회가, 교대역 방향으로는 서리풀 축제 등 여타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들을 포함해도 반포대로에 운집한 총 인원은 12만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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