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궤도에 오른 북미대화는 상황관리에 주력하고, 우선 국내 현안 대응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 궤도 오른 북미대화 지켜보며…돼지열병 대응 총력
청와대는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청와대는 조만간 재개될 북미 대화 경과를 지켜보며 실질적 비핵화 성과를 추동할 채비를 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궤도에 오른 북미 대화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민생과 직결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모든 국정 이슈를 삼키고 있는 '조국 논란'이 더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경우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 농장에서 첫 신고가 이뤄진 이후 열흘 만에 경기 북부와 인천 등 9곳의 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 29일에는 전국 최대의 양돈 지역인 충남 홍성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위기감을 감지한 청와대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주관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또 이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24시간 돼지열병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상태다.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4~19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주가 돼지열병 추가 확산과 통제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관련 상황을 보고 받으며 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대통령께 돼지열병과 관련해 수시로 보고가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계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계속되는 조국 이슈·100만 촛불…靑 "국민의 뜻 살펴야"
또한 문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부터 이어진 조국 장관 논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 장관이 지난 9일 결국 임명됐음에도 계속되는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 정치권의 공세로 논란은 확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26일에는 조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 검사와 통화했다는 사실이 폭로되고, 그 전날에는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가 각기 입장을 내며 조 장관의 통화가 수사 외압인지 여부를 놓고 충돌하기도 했다.
결국, 조 장관 논란에 메시지를 자제해 오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검찰이 해야 할 일은 검찰에 맡기고, 국정은 국정대로 정상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함께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장관 논란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버린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당한 검찰권 행사 및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국 논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둘로 갈라져 있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야권도 공세를 늦출 기미가 없어 사태가 수습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기에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인 시민들은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주최측 추산 100~200만 여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물론 검찰과 언론, 정치권 모두 왜 그렇게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하게 된 것인지 겸허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조 장관의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돼 검찰 수사와 정 교수의 신병 처리 여부 등에 따라 또다시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여론 수습책을 찾기 위한 문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