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투수로 출발해 올스타전 선발 등판의 영예를 누렸고 아시아 투수로는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류현진(32·LA 다저스)의 2019시즌은 그야말로 위대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동안 볼넷없이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잘 던졌고 '베이브 류'는 잘 쳤다. 류현진은 5회초 0의 균형을 깨는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맥스 먼시가 6회초 시즌 35호 솔로포를 때려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다저스는 2대0으로 이겼고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4승(5패)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는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 여부가 걸렸다. 2위 제이콥 디그롬(2.43)의 기록은 2.43으로 1위 류현진과의 격차는 0.02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눈부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2.32로 끌어내렸다. 2.60의 기록으로 내셔널리그 3위에 올라있는 마이크 소로카가 최종전 등판을 앞두고 있지만 9이닝 완봉을 해도 역전은 불가능하다.
이로써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쓰게 됐다.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해도 올시즌 류현진보다 평균자책점이 뛰어난 투수는 없다.
또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로는 단일시즌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종전 기록은 노모 히데오가 1995년 다저스 소속으로 남겼던 2.54다.
류현진의 2019시즌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류현진은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의 컨디션 난조를 계기로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한국인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 것은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다.
시즌 초반 가벼운 사타구니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복귀 후 빅리그 마운드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5월 한달동안 6경기에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내셔널리그 5월의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선수가 이달의 투수상을 받은 것은 1998년 7월 박찬호에 이어 류현진이 두 번째다.
류현진은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압도적인 전반기 성적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영예를 얻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현지 언론은 류현진이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8월 중순부터 4경기 연속 부진에 빠졌고 1점대 평균자책점도 깨졌다.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밀려나는 계기가 됐다.
부진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막판 3경기 연속 7이닝 소화,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정규리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의 2019시즌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이자 메이저리그를 밟았던 역대 아시아 투수들과 비교해도 최상급에 속하는 눈부신 시즌이었다.
류현진이 기록한 14승은 자신의 단일시즌 최다 타이기록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과 그 다음 해에 각각 14승을 달성한 바 있다.
한시즌 163개의 탈삼진은 류현진의 단일시즌 최고 기록이다.
류현진은 올해 182⅔이닝을 소화했다. 192이닝을 던진 2013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난 직후인 지난 두 시즌동안 부상 경력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이닝수다.
무엇보다 아시아 투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달성은 깨지기 쉽지 않은 대기록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