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하위20%는 피하자"…與의원님은 '벼락치기' 중

민주당 공천 심사 요소인 '국회의원 평가' 11월부터 시작
평가 반영기간 10월까지..일부 의원들은 부랴부랴 발의 실적 '벼락치기'
한 與 초선, 4년 간 발의 60개 중 지난 두 달 간 34개 법안 대표발의
평가 다가오며 보좌진들 예민...직책당비 포함 문제+공정성 불만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위한 공천 준비를 진행하며 의원들도 긴장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부 의원들은 공천심사의 중요한 평가 요소인 '국회의원 평가'에서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 '벼락치기'까지 벌이고 있을 정도다.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 26일 각 의원실 보좌진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최종평가 시행세칙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최종평가는 11월부터 진행돼 12월말 완료된다.평가는 20대 국회 전반기 2년을 평가한 중간평가와 나머지 기간(2018년 6월~2019년 10월)을 합쳐 최종평가를 내린다.

문제는 평가 결과가 공천 심사에 반영된다는 점이다.평가에서 하위 20%에 들면 공천심사와 경선에서 20%의 감점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의원들은 좋은 점수를 얻기위해 뒤늦게 대표 발의 수를 늘리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벼락치기'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다가 평가기간이 다가오자 부랴부랴 성과올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의 경우 올 8월과 이번달 집중적으로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지난 4년 간 60개의 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최근 두 달 간 34개의 법안을 대표발의 했을 정도다. 전형적인 벼락치기로 보이는 부분이다.


평가에서는 의정활동(34%)·기여활동(26%)·수상실적(10%)·지역활동(30%)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평가하는데, 의정활동과 기여활동에서 법안발의와 정책토론회,입법공청회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부 여당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국정감사하랴 의원들의 의정활동 실적 늘리랴 비명이 터져나오기도 한다.

한 여당 의원실 보좌진은 "국정감사 준비보다는 정책토론회를 열며 의정활동 실적 늘리기에 바쁜 의원실도 있다"며 "주변의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공천에 민감할 수도 있는 평가에 의원실 보좌진들도 예민해지고 있다.

일례로 의원 평가 항목 중 하나인 기여활동 평가 항목에 처음으로 '보좌진 직책당비 납부내역'을 포함시키면서 보좌진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기도 한 것이다. 의원의 평가와 보좌진의 당비 실적을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과도한 조치라는 것이다.

항의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비서급을 제외한 보좌진과 비서관 2명씩에 한 해 직책당비 납부 내역을 평가에 포함하기로 결정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의원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불만도 있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법안 실적, 의원총회 출석률,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 출석률 등 정량평가 항목도 있지만, 정성평가 항목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해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불만의 한 축이다.

이런 이유로 정성평가 항목이 중진 물갈이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하위 20%가 돼 감점을 받더라도, 정성과 정량평가 중 어떤 부분이 영향을 미쳤는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위 항목인 의정활동, 기여활동, 지역활동에서 모두 정성평가인 '수행평가' 항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예를 들면 가장 큰 점수를 차지하는 의정활동 항목에서도 34% 중 수행평가 항목이 9%로 가장 높은 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깜깜이 평가로 지도부의 공천 칼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의원들 사이에서 '평가 무용론'이 팽배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내가 하위 20%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평가 결과에 따라 당내 소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 지적에 대해서 당 지도부는 대부분 계량화된 수치 평가가 여전히 대부분이라는 점, 평가위원들이 비(非) 당원으로 꾸려져 있어 지도부의 입김이 영향을 미치기 힘든 구조라는 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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