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9월 2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정은정 (농촌사회학자)
◇ 정관용>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에서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이후에 지금 벌써 9곳입니다. 아직은 경기도 인천지역인데 이게 충청도 이남으로까지 확산될지 참 굉장히 긴장되는 상황이에요.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야기하고 있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뭔지 이렇게 확산되기 전에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지 농촌사회학자 한 분을 초대했습니다. 정은정 박사 어서 오십시오.
◆ 정은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올해 6월에 쓰신 칼럼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 번 걸리면 그냥 모든 것이 끝이다 이러셨다라고요.
◆ 정은정> 무시무시하게 썼죠.
◇ 정관용> 왜 그러셨어요.
◆ 정은정> 돼지 같은 경우에는 지금 한국 축산업의 가장 근간이 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공, 외식업까지 해서 연관 산업이 많거든요. 당장 저희가 점심시간 나가면 돼지고기 안 들어간 음식이 드문데 그러면 연관산업이 다 같이 무너지기 때문에 꼭 농촌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굉장히 경각심을 좀 일으키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구제역이나 과거 어떤 것보다 더 극심하게 위험하다?
◆ 정은정> 왜냐하면 구제역 같은 경우에는 어떤 살처분 이후라는 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다시 양돈업으로 복귀를 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경우에는 복귀가 어렵다라고 다들 생산업계에서는 얘기를 하시거든요.
◇ 정관용> 왜요?
◆ 정은정>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게 스페인은 35년이 걸렸다고 얘기하고요. 그래서 그렇다라면 지금 전국 6300농가들이 굉장히 긴장도가 높죠. 평생 복무해 왔던 일종의 직업이잖아요. 그리고 가족들의 생계인데 이렇게 되면 어떤 한 가족들의 생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구제역은 한 번 와서 예를 들어서 살처분도 하고 소독하고 그다음 해에는 다시 할 수 있다?
◆ 정은정> 다음 해나 2년 뒤에는 해 볼 수 있는데 그리고 구제역은 결정적으로 백신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경우는 백신도 없고 치료 방법도 없고 그리고 그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데까지는 너무나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 정관용> 살처분하고 소독을 열심히 해도?
◆ 정은정> 그렇죠.
◇ 정관용> 안 된다?
◆ 정은정> 그래서 그 부분, 아예 양돈업의 근간이 흔들린다라고 그래서 계속 경고를 해 왔던 거죠.
◇ 정관용>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휩쓸고 있는 다른 나라들 사례를 보면 그렇습니까?
◆ 정은정> 스페인이나 여러 나라 사례들이 그런데요. 복귀하는 데 좀 한참 걸렸기 때문에 그래서 현장에서는 매우 긴장감이 높았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방금 표현하신 것처럼 그냥 돼지 사육농가뿐이 아니라 가공업체, 유통업체 심지어 식당에 이르기까지의 연관산업이 워낙 크다? 제가 방금 처음에 소개한 것처럼 16일날 경기도 파주 그다음에 연천 다시 파주, 인천, 강화 이런 식으로 지금 그 지역은 쭉 9곳이나 됐단 말이에요. 정 박사 보시기에 어때요? 이게 전국적으로 확산될까요, 차단될까요?
◆ 정은정> 일단은 예측은 가능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저 말고 저보다 훨씬 전문가이신 수의학계에서는 만약에 ASF가 발생을 하면 경기도 접경지역일 거라는 것은 다들 예측을 어느 정도 했거든요. 같은 접경지역인 강원도 같은 경우에는 양돈농가 수가 한 270여 농가밖에 안 되는데요. 경기도 같은 경우에는 1283 농가나 돼요. 밀집지역이다 보니까 당연히 접경이 돼 있고 밀집지역이면 반경 3km 이내에 양돈농가가 많아서 더욱 큰 피해가 있고요. 무엇보다 이동이 많다라는 거죠. 경기도 내에서는 어떤 도축장도 많고요. 그리고 충남과도 경계선을 이루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도 경계만 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차량이 이동하고 그리고 노동자들이 움직이고요. 사료차량이 움직이고 분변차량이 움직이고 너무나 많은 물류가 오고 가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철저한 차단 방역에 대한 요청들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실제로 일선에서는 잘 이뤄진 것 같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 말은 조심스럽지만 충청 이남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 정은정> 네, 그리고 그런 우려 때문에 오늘 충남 양돈인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를 했거든요. 뭐냐 하면 우리나라에서 최대 축산단지가 충남이고 그리고 특히 홍성군 이런 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럼 이건 지역사회가 사실은 흔들리죠. 그래서 더더욱 방역에 힘써달라 그리고 어떤 행정 위주의 그런 방역에 대한 경고를 날리셨다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수의전문가들은 발생한다면 경기도 접경지역일 것이라라고 하는 얘기는 북한에서 올 거다라고 본 거죠?
◆ 정은정> 일단은 발생지역이 중국이었잖아요. 중국하고 몽골이었기 때문이었고 그러니까 중국하고 접경지역이 북한이고요. 사실은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북한에 이렇게 ASF가 발생됐다라는 것은 한반도 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왔다라는 전제를 하고 방역을 해야 된다라고 지난 6월부터 양돈업계에서 굉장히 많은 요청들을 했거든요. 하지만 일선에서는 그렇게까지 심각성을 이해를 하지 못했고 구제역이 이번에 그렇게 발생하지를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방역당국에서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게 좀 많이 뼈아픈 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 정관용> 지금 구체적인 조사가 아직 안 끝난 상태입니다마는 수의학계나 또 정 박사 보시기에는 북한 쪽에서 와서 차근차근 이렇게 접촉을 통해서 전파되고 있다 이거죠, 한마디로?
◆ 정은정>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북한의 원인이라고 지목한 거보다는 원인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멧돼지부터 해서요. 그리고 잔반 사료의 잔류와 바이러스 때문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어떤 북한에서 강물을 타고 내려오는 돼지 사체라든가 혹은 분변 때문이랑 여러 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통제하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어떤 한 원인을 지금 찾아내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갑자기 여론이 북한 때문이다 이렇게 가는 건 사실은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왜냐하면.
◇ 정관용> 때문이다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어쨌든 어디서 발병되기 시작했는지를 알아야 될 거 아니에요.
◆ 정은정> 지금 그걸 빨리 찾아내야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또 시간이 걸리나 봐요. 그래서 다들 애가 타고 있는 거죠, 원인을 빨리 찾아내야 되는데. 그리고 사료 이동 차량에서도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데 지금 그런 부분도 원인은 너무 지금 특정하기가 많기도 하고요.
◇ 정관용> 이런 일이 터지면 항상 공장식 축산으로 저항력이 약해져서 어찌 보면 이겨낼 수 있는데 못 이겨내는 거다라는 지적도 많이 나오잖아요. 이번 경우도 그렇다고 봐야 돼요, 어떻습니까?
◆ 정은정>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이번 경우는 그건 아니에요?
◆ 정은정> 공장식 축산 이야기는 특히 살처분 관련하면 바로 나오는 이야기이기는 한데요. 이건 이동, 물류의 이동이거든요. 현대의 축산업이라는 것들이 굉장히 세계화돼 있거든요. 주로 축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이주노동자들이고요. 그리고 사료까지도 다 외국에서 실어오고 유통까지도 그렇게 다 물려 있기 때문에 공장식 축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은 너무 순진한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특히 ASF 문제 같은 경우에는 물류의 이동문제라고 할까요. 그게 훨씬 더 크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건 업계 종사자분들에게 되게 상처를 주는 말이거든요. 그러니까 뭐랄까요, 지금 안 그래도 이런 어려운 상황인데 갑자기 생산자 탓을 하게 되는.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주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방목해서 자유롭게 위생적 환경에서 그렇게 키운다 하더라도 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못 막는다.
◆ 정은정> 더 위험하죠. 방사할 경우에는 멧돼지와의 접촉이 더 있을 수 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돼지 놓아서 기르는 농가가 없거든요, 현재축사에서는.
◇ 정관용> 없죠, 사실. 일부 목장에서 소만 가능하죠.
◆ 정은정> 닭 정도는 될 텐데. 한국의 경우 굉장히 축산업을 하기에는 계절이 춥고 덥고 좀 극단적이기도 하고 그리고 초지도 넓지 않고요. 그래서 그 한계 속에서 고기를 즐길 수 있었다라면 당연히 이건 농민들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체 시민들의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돼지농가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정은정> 6300농가고요. 기르는 마리 수는 지금 상반기 통계를 보니까 1120만 마리를 기르고 있더라고요. 그중에서 한 1200여 농가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고요. 그리고 충남도 한 1400여 농가가 집중돼 있고요.
◇ 정관용> 공장식 축산 그거 말고 또 지적하는 게 밀집사육 또 지형 밀집도 이런 표현들이 등장하던데 그건 무슨 의미이고 어떤 뜻입니까?
◆ 정은정> 일예로 지금 경기도에서 이렇게 거의 생산량의 10분의 1 정도가 집중이 돼 있잖아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사료 생산기지도 가깝고 그리고 도축장도 가깝고 여러 가지로 이렇게 네트워크처럼 집중이 돼 있어요. 말씀드렸지만.
◇ 정관용> 산업 연관 효과를 보면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정은정> 그리고 오래전부터 1970년대부터 경기도 같은 경우에는 서울, 즉 수도권 소비지와 가깝다 보니까 그래서 더욱더 근처에서 사육을 하게 되고 또 뿐만 아니라 잔반사료도 동원하기 제일 좋죠. 서울 사람들이 많고.
◇ 정관용> 서울지역에서 나오는 것들.
◆ 정은정>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산업지도가 그렇게 꾸려진 거지 일부러 그렇게 했다라고는 어렵죠.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지역 밀집도가 높다는 것이 나쁜 거예요?
◆ 정은정> 만약에 이렇게 3km 살처분이 정해지면 3km 반경 내에 해당되는 농장이 많아서 훨씬 더 살처분 대상이 많아지고. 방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강원도는 한 276농가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면 3km 권역 짰을 때는 많이 해당이 안 되는 그런 거죠.
◇ 정관용> 이건 그러니까 딜레마네요. 산업의 경제성 같은 것도 따지면 지역밀집도를 높여야 되는 건데 그랬다가 한 번 전염병이 돌면.
◆ 정은정> 훨씬 더 크게 피해를 보고.
◇ 정관용> 그렇다고 지역밀집도를 낮추자, 그게 답일까요?
◆ 정은정> 이격거리라고 해서 농장과 농장 간의 거리를 유지하자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는데요. 여기서 결정해야 될 것들이 소비자들은 그렇다라면 이격거리라는 것은 조금 농장수를 줄이는 거잖아요. 그러면 얼마나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 지금의 가격으로 이 정도를 즐기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되면 그 거리를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건 전체적으로 어떤 사회적 논의를 계속하자고 이야기를 해도 일 벌어졌을 때만 좀 관심이 있고 결국에는 관심이 사라지고. 이 과정들 계속 반복하고 있죠.
◇ 정관용> 게다가 국내에서만 차량이 왔다 갔다 하고 국내에서만 노동자들이 왔다갔다 하고 그게 아니라고 아까 표현하신 국제적 차원, 세계적 차원에서 물류가 이동하고 접촉이 이뤄지고 이런 상황 아닙니까?
◆ 정은정>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항만 그리고 항공, 그러니까 공항에서 절대로 들여와서는 안 되는 발생지역의 농수축산물이라고 그러죠. 햄이나 순대나 소시지 같은 것들 굉장히 많이 걸리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국내에 들어와 있는 많은 거의 이주노동자들도 많지만 교류가 워낙 활발하다 보니까 그래서 긴장감들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거 아닌가 이게 좀 많이 아쉽습니다.
◇ 정관용> 한마디로 이처럼 세계화되고 있는 또 축산업 자체도 세계화되어 있는 그런 과정에서 못 먹는 거 아니에요?
◆ 정은정> 솔직히 저는 그렇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게 딜레마죠. 이미 한국의 축산업은 1960년대부터 해서 외국에서 다 사료 원료를 들여오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세계화 경향을 띠고 있고요. 그리고 그걸 말릴 방법이 지금 있을까요? 그래서 좀 답답하기도 하네요.
◇ 정관용> 게다가 이건 한 번 발병하고 나면 다시 양돈업에 들어가기 위해서 몇십 년이 걸린다?
◆ 정은정> 그래서 빨리 종료시키는 것만이 지금 유일한 해법이거든요. 더 이상 퍼지지 않게. 그런데 오늘 좀 걱정되네요. 강화도가 벌써 전체 도에 있는 모든 돼지들을 살처분한다고 결정이 내려왔으니까요.
◇ 정관용> 최악의 경우는 우리나라 전체 돼지농가가 다 해당될 수도 있고.
◆ 정은정>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죠.
◇ 정관용> 그러면 몇십 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돼지는 없을 수도 있네요.
◆ 정은정> 아니면 한참 외국의 사례 스페인의 사례를 보게 되면 이게 왜 토착화된다고 그러잖아요, 병도. 그 시간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수의학에서는 얘기하는데 그게 사실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수입산 돼지고기로 이 산업을 떠받치게 된다라면 우리의 어떤 국내산 농축산업은 좀 근간이 다 무너지는 거죠.
◇ 정관용> 너무 이렇게 겁만 주시는 거 아니에요?
◆ 정은정> 그런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경각심을 올려야 되고 지금 최근에 뭐랄까요, 고위공무원들이 이렇게 현장을 자꾸 방문을 하려고 하나 봐요. 굉장히 위험합니다.
◇ 정관용> 현장 축산농가에서 제발 공무원들 오지 마세요 그랬다면서요.
◆ 정은정> 이번에 김현수 장관님부터 해서 관계자들이 30명이 발생이 됐을 것 같은 역학농장이라고 하거든요. 거기에 기자들을 데리고 방문을 해서 그러면 그분들이 몸에 바이러스가 묻었을 수도 있거든요. 고위험군입니다. 그런데 지금 다들 어디로 흩어져서 다니는지 알 수 없고 그런 부분들에 대한 걱정 그리고 방역과 살처분에 투입됐던 요원들이 비닐장갑이나 비닐장화 이런 거 굉장히 조심스럽게 처리를 해야 되는데 그냥 버려지고 또 어디로 흩어졌는지 제대로 컨트롤되지 못해서 굉장히 많이 우려를 표하고 계십니다.
◇ 정관용> 잠깐만 그 얘기가 무슨 얘기예요? 지금 그러니까 경기도 지역만 해도 지금 대상지가 굉장히 많아요. 이게 소독하는 요원들이 있을 것이고 또 살처분. 입에 담기만 해도 끔찍하기는 합니다마는 그 살처분에 동원된 노동자들도 많을 거 아닙니다.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그런데 그분들이 와서 그날 일을 하고 그분도 고위험군이죠?
◆ 정은정> 그럼요. 바이러스에 숙주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최근에 보니까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살처분 업체 소속이 돼서 투입이 되는데.
◇ 정관용> 살처분은 아마 위탁하는 모양인데 그 업체에 외국인노동자들이.
◆ 정은정> 그래서 거기에 비닐장화나 방역복을 벗어놓고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가버렸다라는 제보가 있어요.
◇ 정관용> 현장에서 작업을 끝내고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그분이 다른 농장에 가게 되면.
◆ 정은정> 그러면 굉장히 치명적이죠. 원칙은 뭐냐 하면 뭐랄까요, 14일 정도가 잠복기거든요. 그때까지 격리 조치가 돼 있어야 되고 원칙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생각해 보면 계속 살처분에 이렇게 연속적으로 투입되는 것은 인권의 문제도 걸려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만약에 국가 혹은 정부, 행정부가 해야 될 일들은 이런 것들에 대한 원칙들을 세우고 잘 이렇게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되는 일이지. 현장에 방문해서 보고받고 이런 일들을 하실 필요는 없거든요.
◇ 정관용> 그건 이제 공직자 오지 말라는 얘기는 했고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방역이나 살처분에 동원된 노동자들에 대한 전수 체크 그리고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되는 건데 그건 지금 없는 거네요?
◆ 정은정> 구제역이라는 큰 경험이 있어서 등록업체와 그리고 노동자들의 명단은 갖고 있는데 그 관리가 부실하다고 매번 지적받았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주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체류기간의 문제들이 좀 걸려서 불법체류라고 말씀드려야 되겠죠. 그러니까 빨리 하고 이동하고 이런 부분들이 있고. 예전에 제가 구제역 때문에 조사를 할 때는 기르는 분이 자기가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구제역 때문에 돼지가 다 죽어서 그 당시 살처분 업체에 취업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우리가 점검을 해야 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살처분 꼭 해야 합니까?
◆ 정은정> 네, ASF 같은 경우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 경우는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 건가요?
◆ 정은정> 어차피라고 표현해서 좀 죄송하기는 하지만 폐사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고들 해요. 그리고 바이러스 확산 속도도 굉장히 빠르고 최선의 방법이 살처분인데 또 왜 걸리지도 않았는데 죽이느냐라는 말들이 나오는데. 그 말을 듣는 현장의 마음은 답답하죠.
◇ 정관용> 그렇겠죠.
◆ 정은정> 왜냐하면 죽이는 분들이 더 지금 괴로운데요.
◇ 정관용> 하다 못해 백신이라도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것조차 없으니 지금 이번 경우는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 정은정> 그리고 치료약도 없고요.
◇ 정관용> 약도 없고. 그러니 조기차단밖에 없는데 지금 매우 긴장되고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 정은정> 충남 쪽에서 특히 긴장이 높습니다.
◇ 정관용> 이번 사태를 우리가 어쨌든 잘 마무리를 해내야 할 것이고 그 이후에 장기적으로 우리 축산업과 관련해서는 뭘 해야 합니까, 그러면?
◆ 정은정> 늘 얘기하지만 농촌만의 문제도 아니고 산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먹는 소비자들과 함께 고민해야 될 문제거든요. 그래서 TF팀이라고 그러죠. 그러니까 함께 길게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조류독감 때도 그것들을 제안하고 또 구제역 때도 제안했지만 결국에는 그렇게 한 번씩 꾸려진 적이 없거든요. 굉장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래서 다시 한 번 토론을 제안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 정관용> 소비자까지 포함된 범국민적 토론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런 거겠죠. 우리 사육 환경은 이런 기준을 만들어놓읍시다. 국제적 어떤 방역 체계는 이렇게 우리 만듭시다. 국내에서는 이렇게 만듭시다. 그러려면 돈이 얼마가 듭니다. 그러니 우리 비용은 이 정도는 지불합시다. 여기까지 합의가 돼야 되는 거죠?
◆ 정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런 나라가 있어요, 외국에?
◆ 정은정> 저도 사실 잘 모르거든요, 외국은. 워낙 국내만 많이 보다가.
◇ 정관용> 참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런 합의를 이룬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 정은정> 동물 복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그래도 유럽은 높은 편이죠. 그런 인식이 오랫동안 쌓여왔고요.
◇ 정관용> 우선은 축산업 업계에서부터 그런 장기적 비전 계획 전략에 대한 발제라고 할까요. 그런 걸 국민 앞에 내놓을 필요가 있겠네요.
◆ 정은정> 너무 낭만적으로 내놓을 수는 없지만 조금 그 논의를 빨리 시작을 해야겠죠.
◇ 정관용> 아무쪼록 충남 이남으로 안 가기를 간절히 바라고요. 고맙습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 정관용>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박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