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베트남은 축구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총괄하는 감독으로 부임해 4개월 만에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단순히 4강 진출에 그치지 않고 카타르와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결승까지 진출했고, 비록 우즈베키스탄에 패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지만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이후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 감독과 함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남아 국가 최초의 4강 진출,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2019 AFC 아시안컵 출전 역사상 최초의 토너먼트 승리로 8강 진출 등 다양한 대회에서 연이어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그야말로 베트남 축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대를 맞이했다.
2019년에도 AFC U-23 챔피언십 예선을 시작으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019 시 게임(Southeast Asian Games)을 차례로 치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태국 방콕의 스위소텔 방콕 라차다호텔에서 열린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조추첨에서 베트남은 북한,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D조에 배정됐다. 직전 대회 준우승팀 자격으로 1번 포트에 배정된 베트남은 까다로운 상대인 북한뿐 아니라 중동의 복병 요르단, UAE와 만났다.
조추첨이 끝난 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열린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했지만 내년 대회는 (베트남의 라이벌인) 태국에서 열린다. 중국 대회는 4번 포트였는데 이번에는 1번 포트”라며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팀이 강하다”고 적지 않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박항서 감독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조별예선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점을 다행스러워했다. 박 감독은 김학범 감독과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에서 만나 패했던 데다 고국과의 대결은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은 “한국과 만나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한국을 만났다면 부담이 컸을 텐데 그러지 않아서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C조에 배정된 만큼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순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는 결승에서 만날 수 있지만 다른 순위로 8강에 오를 경우는 준결승 진출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치러야 한다.
한편 AFC U-23 챔피언십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며 상위 3개국이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