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 후 생긴 기회' 기량으로 입증한 이강인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이강인(18)은 발렌시아CF가 애지중지하는 유망주다.

2011년 발렌시아에 입단한 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2017년 12월 16세의 나이로 3부리그에 출전했고, 스페인 귀화설까지 흘러나왔다.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부터는 1군에서 훈련하고, 2군에서 경기를 뛰는 방식으로 이강인을 관리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코파 델 레이(국왕컵)을 통해 1군 무대에, 올해 1월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했다.

발렌시아는 1월31일 이강인의 1군 계약을 발표했다. 일찌감치 2022년까지 재계약을 맺고, 8000만 유로(약 1029억원)라는 거액의 바이아웃을 걸어놓은 상황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1군 계약과 함께 이강인의 입지가 오히려 좁아졌다.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중용했다. 토랄 감독의 전술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무엇보다 1군 계약과 함게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강인은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준우승과 함께 골든볼까지 수상했다. 발렌시아도 SNS를 통해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을 축하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강인도 움직였다. U-20 월드컵이 끝난 뒤 임대를 추진했다. 스페인 매체들도 연일 이강인의 이적설을 보도했다. 스페인 레반테와 에스파뇰, 그라나다, 오사수나, 네덜란드 아약스, PSV에인트호번 등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이강인의 이적은 무산됐다. 발렌시아에 남았지만, 토랄 감독의 구상에는 여전히 이강인이 없었다. 8월 카를로스 솔레르가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이강인은 뛰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1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상황이 바뀌었다. 토랄 감독이 경질됐다. 스페인 매체들은 이강인 등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피터 림 구단주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강인에게 기회가 생겼다. 셀라데스 감독 부임과 함께 연거푸 교체 출전하며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6일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헤타페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프리메라리가 첫 선발 출전. 기회가 오자 이강인은 제대로 폭발했다. 전반 39분 꿈에 그렸던 프리메라리가 데뷔골을 터뜨렸다. 18세219일의 나이. 발렌시아 구단 외국인 선수 최연소 득점이었다.

특히 나머지 두 골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최고 유망주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단을 통해 "나는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팀이 이겨서 승점 3점을 얻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득점으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지만, 목표했던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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