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멧돼지 사살 역부족?…軍 "뚫린 적도, 사살한 적도 없어"

"물리적으로 멧돼지가 철책 뚫는 것 불가"

울주군 온양읍 중고산마을 개천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 (자료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ASF에 전염된 북한 멧돼지가 실제 군사분계선(MDL)과 GOP 철책을 넘어 남으로 내려오는 것인지가 관심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최근 북한 멧돼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방한계선인 GOP( general outpost )철책을 뚫고 넘어오거나 넘어오려고 해 군이 사살한 사실 자체가 없다.

26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ASF가 확인되기 전인 7월1일과 8월2일 동부전선 철원 지역에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시료 채취 및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대령)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비무장지대 내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사체는 2두로 시료 채취 및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비무장지대 내에서 야생멧돼지가 북측에서 남측으로 월경한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멧돼지가) GOP 선상으로 진입을 시도하거나 또는 비무장지대 내에서 사살한 사례도 없었다"며 " GOP 철책은 야생멧돼지가 넘어올 수 없는 구조물로 설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GOP 철책에 대해 "3중 철책선과 레이더·감시카메라·TOD(열영상 감시장비)·광망 센서 등이 갖춰진 과학화경계시스템을 멧돼지가 뚫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생 동물이 철책을 건드리기만 해도 지휘통제실에 경보가 들어온다. 배수로 등에도 철조망과 광망이 설치돼 있다"며 "통문은 3㎝만 벌어져도 경보가 울리는데 멧돼지가 넘어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 멧돼지의 하천 이동을 통한 전파도 의심되고 있지만 하천마다 수문이 설치돼 있어 멧돼지 통과가 불가능하고 오염 흔적도 현재까지 보고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멧돼지가 산채로 GOP를 뚫고 내려와 전염병을 퍼뜨렸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국가정보원의 최근 국회 보고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부 절멸했을 정도로 북한에서 ASF가 기승을 부렸다.

전염병에 걸린 북한 멧돼지가 남쪽으로 내려왔다기 보다는 폐사한 북한 돼지나, 멧돼지 시체에 접근했던 조류나 곤충 등이 감염경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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