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북미협상 성공 기대감 안고 귀국길

文, 3박5일 유엔총회 일정 마치고 서울行
한미정상, 北에 적극적 관계개선 의지 피력
실무협상 성공하면 11월 김정은 부산 방문 가능성
文, 北 안전보장 담보 위해 'DMZ 국제 평화지대' 제안
국제사회 호응 받았지만, 北 호응은 아직 미지수
지소미아 종료 뒤 한미동맹 균열 우려도 불식

(그래픽=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3박5일간의 유엔총회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청와대는 이번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르면 2주 안에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靑,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판단…북미 디테일 극복이 관건

앞서 지난 23일 뉴욕 현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두 정상은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실무 협상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통상 한미 정상은 언론 발표문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improve) 이라는 표현을 써 왔는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전환(trasform)'이라는 단어가 담겼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모두 더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실무협상 의지를 밝힌 것에 이어 한미 정상이 더 적극적인 메시지를 발산한 것으로 긍정적인 국면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여전히 남북미 정상의 신뢰는 굳건하고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상태라며 북미 실무협상이 이르면 2주 안에는 열릴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기 때문에 북미 협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더 많은 비핵화 행동을 바라는 미국과 더 확실한 상응조치 담보가 필요한 북한의 태도가 협상의 문턱을 높여온 것이 사실이다.

협상 성공을 위해서 북한은 핵시설 폐기 등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하지만 그 대가인 체제안전보장은 미국에게 약속만 받게 되는 구도도 여전하다.

이 구도를 풀기 위해 문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의 국제 평화지대화'를 제안했고, 주요국 정상들의 박수를 받았다.

비무장지대에 평화, 생태 등과 관련된 국제기구를 유치하고 국제사회가 공동 지뢰제거에 착수하는 등 신뢰를 구축하게 된다면, 전쟁 위협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확실한 안전보장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북한이 이러한 구상에 호응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는 북미 실무협상이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오는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김정은 위원장의 부산 방문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균열 우려 불식은 확실한 성과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확실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정상은 동맹이 동북아 평화 및 안보에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는 데 공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놓고 미국 측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등 동맹 균열론이 불거졌지만, 두 정상이 공개적으로 해소한 것이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덴마크·호주·폴란드 등과 정상회담을 갖고, 유엔 안토니오 구테헤스 사무총장과 면담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호소했다.

또 내년 P4G 정상회의(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한국 개최 선언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기여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어낸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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