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는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들이 어제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 넘어까지 근 16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3시쯤 귀가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되어 있네요"라는 조씨의 말을 인용하며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나 보다.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아이는 평생 엄마에게 한 번도 대들어 본 적 없는, 동네에 소문난,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였다"며 "학폭(학교폭력) 피해 이후에도 어떻게든 비뚤어진 세상을 이해하고 내 나라를 사랑하며 '공인'이 된 아빠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아이였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어 두 번째 글을 통해 검찰에 재차 소환된 딸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 교수는 "어제가 딸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아들과 귀가하여 뻗었다 일어나니 딸애가 이미 집을 떠났다"며 "연속적으로 뒷모습, 고개 숙인 모습 사진이 언론에 뜨고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나 보다"고 적었다.
정 교수는 "매일매일 카메라의 눈에, 기자의 눈에 둘러싸여 살게 된 지 50일이 되어간다. 내 사진은 특종 중의 특종이라고 한다"며 "8월 말 학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는 딸아이를 아빠가 다독일 때도 나는 안아주지 않았다. 더 울까 봐 걱정이 되어서였다"며 "밤새 울다가 눈이 퉁퉁 부어 2차 소환에 임한 딸애는 또 눈이 퉁퉁 부어 밤늦게 돌아왔다.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썼다.
정 교수는 끝으로 "살다 보면 공부를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며 "나는 그날 딸애 앞에서 울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가 심경을 밝힌 데 대해 "일부 비판을 감수하면서 비공개 소환 방식을 취했으나 조사는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조사 시간은 휴식과 식사, 조서 열람, 수정 등이 포함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식 등에) 수사 검사와 변호인 등이 협의해서 적정한 시간을 할애했다"며 "조사 과정 중 느끼는 개인적 감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