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에 몰려간 '보수단체' 규탄한 의사협회…"진료방해·환자안전 위협"

이재명 탄원서 제출한 이국종 교수 겨낭한 보수단체 타깃
"우리 사회는 이 교수에게 엄청난 빚지고 있어"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대한의사협회가 아주대 병원 앞에서 이국종 교수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인 보수단체에 대해 25일 성명을 내고 "의사의 진료행위를 방해하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의사협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진료중인 의사를 대상으로 의료기관 앞에서 벌어진 시위행위는 의사의 진료행위를 방해하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의료기관 내 폭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증 외상 분야를 지켜온 이 교수에게 우리 사회가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개인에 대한 비판은 자유지만 의사의 진료행위를 방해하고 생명을 구하는데 써야 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앞서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선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한 보수단체가 이 교수가 근무하고 있는 아주대병원 앞으로 몰려가 이 교수를 규탄한다는 현수막 등을 들고 "학문이나 정진하고 환자나 잘 돌보라"며 규탄집회를 열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의사모를 쓴 채 이 집회에 나와 상황을 지켜보다가 마이크를 잡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탄원서를 쓴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자신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는 말로 '환자 외래 공간' 앞에서 집회를 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또 '나는 노가다 의사에 불과하다'. '헬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와 (병원에서) 자르겠다고 난리인데 잘렸으면 좋겠다', '지긋지긋하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성명에서 "이 교수의 절망과 한탄은 잘못된 제도의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 보이지 않는 희생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못박았다.

이국종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의 생명을 구한 중증외상 분야의 권위자다. 한때 한국당에서 영입대상 1호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며 거절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응급헬기 도입과 이를 위한 학교 운동장과 공공청사의 이착륙장 개방 필요성을 주장해 왔는데, 이재명 지사가 이 교수의 정책 제언을 수용해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응급의료 전용헬기가 24시간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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