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전경련 공식방문…'위상'에 변화올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당이 경제 현안에 관한 의견을 듣겠다며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기관을 찾은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전경련을 방문하자 이른바 '패싱' 기류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경련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14개 기업과 함께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경제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민주당이 사실상 전경련을 공식적으로 처음 방문하는 자리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일부 의원들이 전경련회관을 찾은 바 있으나 당시엔 전경련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과 경제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신경민 제6정조위원장, 최운열 제3정조위원장, 전현희·서형수·김한정·김병욱·김병관·강훈식 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세계 경제 위축, 일본 경제보복 등 어려운 환경에 놓인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권태신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생산의 주체인 기업이 잔뜩 움츠러들면서 경제 성장세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다시 뛸 여건을 만들고 시장에 활력을 붙어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과는 거리를 둬 왔다. 사실상 대한상공회의소를 대표 경제단체로 인정했다.

전경련도 주요 회원들이 빠지며 몸집이 줄고 영향력이 약해졌으며, 주요 경제단체의 '공동 행보'에서도 빠지곤 했다.

전경련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신년회에 초대받지도 못했다. 일본 수출 규제 강화로 한일 경제관계가 악화한 때도 전경련은 역할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여당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찾아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한경연으로부터 듣는다!'란 정책 간담회를 했다. 이어 이번엔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직접 전경련을 방문했다.

지난달 한경연도 방문한 이원욱 의원은 당시 "한국경제의 성장에 대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한다"며 "상생을 포함해 공존의 경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대기업의) 상징이 된 한경연에서 많은 얘기 듣고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전경련의 '부활'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취임 후 지난달 대한상의와 경총을 찾아 간담회를 했지만 전경련은 방문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수석부대표도 마이크를 잡은 이후 "어떻게 하면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에 지혜를 모아볼 수 있을지 고민끝에 기업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고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게 쉬운 자리만은 아니다"면서 "더 많은 의원들이 오고 싶어했는데 왜 하필 전경련이냐고 해서 오지 않은 의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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