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아프리카돼지열병 농가, '음성' 판정 받고도 발병

"일부 돼지만 샘플 조사하는데다 잠복 초기에는 확인 못해"
경기 파주 1호 농가 중심으로 2~4호 농가 차량 역학관계도 확인
차량 역학관계 농가 전국 500여곳 퍼져있어…전국 확산 우려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김포시의 돼지농장 (사진=주영민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3번째로 발생한 경기 김포 양돈농가가 앞서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한 경기 파주 1호 농가를 중심으로 2~4호 농가들 사이에 차량을 통한 역학관계가 확인돼 차량을 통한 '수평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경기 김포의 3호 발생 농가는 정밀검사 대상 농가에 포함돼 지난 20일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파주의 4호 발생 농가에 대해서는 "전날 늦게 신고해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농가들과 차량 등 역학관계에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해왔다.

이들 정밀검사 대상 농가는 총 544곳으로, 경기, 강원 외에도 충남·충북·경북·전남 등 전국에 퍼져있다.


당장 2호 연천 농가와 3호 김포, 4호 파주 농가 모두 첫 발병지인 1호 파주 농가와 차량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은 농장 간에 직접 차량이 오가지 않고 제3의 시설 등을 통해 역학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A농가에 방문한 차량이 특정 시설에 도착한 뒤, 이 시설을 방문한 또 다른 차량이 B농가에 들르면 두 농가 사이에도 역학관계가 있다고 보는 식이다.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정책실장은 "모든 개체를 (정밀검사)하지 못하고, 모니터링 차원에서 검사한다"며 "차량 역학 관계에 있는 농가는 8두 이상, 방역대 내에 있는 농가는 16두 이상 샘플 시료를 채취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구제역 등과 달리 감염워과 직접 접촉해야만 전염되기 때문에 하나의 농장 안에서도 감염 돼지와 비감염 돼지가 섞여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밀검사는 농가의 돼지 중 일부만 골라 시료를 채취하기 때문에 음성 판정을 받은 농가라도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박 실장은 "잠복기에 있을 경우 극히 초기라면 (정밀 검사로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부 지방에도 정밀검사 대상인 역학 농가가 있지만, 수가 많지 않고 가축이 밖으로 반출되지 않고 있다"며 "남부 지방으로 (바이러스가) 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정밀검사 대상 농가는 음성 판정이 내려졌더라도 최대 19일인 잠복기를 감안해 3주(21일) 동안 돼지 출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초 발생 이후 (돼지들이) 나가지 못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또 "6개 중점관리지역은 역학 농가가 아니라도 해당 지역 밖으로 돼지가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수의사 검사를 받은 뒤 지정 도축장만 이용하도록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발생 농가들의 차량 역학관계에 대해서는 "차량 때문에 옮겨졌다고 예단하기는 어렵고, 세부적인 사항을 봐야 한다"며 "역학 조사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것을 접점으로 보기 때문에 관련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것에 대해 방역 대책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3호, 4호 발생 농가가 연이어 나타난데다 정밀검사의 헛점이 드러난 데 대해서도 "방역망이 뚫렸다고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