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보시긴 해… 감사하다"

[노컷 인터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영수 역 박해준 ②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배우 박해준을 만났다. (사진=NEW 제공)
박해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했다. 예술의 전당에 올린 '아가멤논'으로 외부 공연을 처음 해 봤고 그 후로 '그때, 별이 쏟아지다', '올모스트 메인', '늘근도둑 이야기', '연', '거기', '마르고 닳도록', '달빛요정과 소녀', '원파인데이' 등 올해 초까지도 무대에 올랐다.

2013년 개봉한 영화 '화이' 범수 역과 2014년 방송한 tvN 드라마 '미생' 천관웅 과장 역을 맡은 후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박해준은 '씨, 베토벤', '무명인', '탐정 : 더 비기닝', '순정', '4등', '미씽: 사라진 여자', '대립군', '침묵', '독전', '악질경찰', '유열의 음악앨범' 등 다수 영화에 출연했다.

최근 들어서는 움직임이 더 바빠졌다. 올해는 tvN 대작 '아스달 연대기'에 출연했고 '악질경찰', '유열의 음악앨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 개봉 예정작인 '나를 찾아줘'까지 영화 4편으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개봉 기념으로 박해준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요즘 특히 '열일' 중이어서 더 많은 사람이 알아보지 않느냐고 묻자, 박해준은 "예전보다는 좀 알아보신다"면서도 다니는 데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웃었다.

일문일답 이어서.


▶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전혜빈과 부부로 나오지만, 중반부터는 형 철수(차승원 분)를 찾으러 가는 설정 탓에 희자 역 김혜옥, 딸 민정 역 류한비와 더 자주 붙어있다. 두 사람과 연기해 보니 어땠나.

한비라는 친구가 너무 예쁘다. (저와)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예쁘게 나와서 좋았다. 김혜옥 선배님은,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제) 상대역은 선배님일 수 있다. (웃음) 이렇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선배님이 (극중) 토라지는 모습들이 진짜 예쁘시다. 선배님도 굉장히 솔직하셔서 만나면 많이 조언을 해 주셨다.

▶ 아내 은희 역을 연기한 전혜빈에 관해서도 듣고 싶다.

되게 멋있는 여자다. 단단하고 똑 부러져서 '아, 저 사람이랑 결혼하는 사람은 참 좋겠다. 되게 잘 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 좋아하고, 되게 털털하고.

▶ tvN '아스달 연대기'도 방송 중이고 '유열의 음악앨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까지 상영 중인 영화도 두 편이나 된다.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해서 여기저기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많이 선보이긴 하지만, 그럴 만한 인간도 안 되는데 많이 찾아주셔서 책임감이 크다. 사실… (알아보는 건) 그냥 다니면 잘 모르시더라. 예전보다는 좀 알아보시는데, 요즘 각자 바쁘니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아니면 쳐다볼 시간도 없지 않나. (웃음) 어쨌든 여러 군데서 출연하게 돼서 감사하다. (웃음)

왼쪽부터 배우 박해준, 이계벽 감독, 엄채영, 차승원 (사진=NEW 제공)
▶ 그동안은 극성이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요새 개봉하는 작품에선 다른 모습이다. 마음가짐에서 달라진 게 있는지.

저는 즐겁게 촬영하자는 주의여서, 즐겁게 촬영했다. 영화 분위기상 조금 편안한 분위기가 있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듯, 영화는 현장이 즐거워야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단단히 부여잡고 '내가 해내겠어!' 하면 무서워진다. (웃음) 정말 좋게좋게 착한 감독님 밑에서 의견 조율하고 공감하면서 했다.

▶ 정지우 감독은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인간 박해준이 가진 매력을 반영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지우 감독님은 저한테 은인 같은 분이다. 일할 때 조언 듣고 싶다고 하면 내 스승님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 중 한 분인데, '음악앨범'이란 영화 보고 너무 좋더라. 되게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진 분들은 심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주는 좋은 점이 있지 않나. 무슨 저런 우연이 있을 수 있냐, 할 수 있지만 그게 그렇게 나쁘게 표현된 것 같진 않다. 난 그 영화가 좋더라. 정지우 감독님이 되게 현실 그대로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어디에 편중돼 있지 않다. 악한 사람을 더 악하게 만들거나 선한 사람을 더 선하게 만들어서 선과 악을 대립시키는 게 아니라, 같은 인간이고 같이 욕심을 가졌는데 어쨌든 어떤 상황에 처해서 (서로) 조금 다를 뿐이라고. 이 사람은 이 사람대로, 저 사람은 저 사람대로 살아가는 거다. 어떨 때는 상처 주기도 하지만 그걸 극복해 내는 과정이 되게 좋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저는 (영화 보면서) 옛날 생각이 되게 많이 났다. 아련했던 걸 되살리고 기억하게 만드는 일을 이 영화는 충분히 했던 것 같다. 제가 죽을 때가 된 건 아니지만 (웃음) 40대의 내가 20대를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고마운 영화라고 표현해야 하나. 청춘을 돌이켜보거나 청춘에 대해 반성하거나 아니면 청춘을 기억하게 하는 영화 자체가 되게 고마운 일인 것 같다.

▶ 김원석 PD와는 '미생', '나의 아저씨', '아스달 연대기'까지 벌써 세 번째 만나고 있다.

(웃음) 김원석 감독님은 되게 저를 이뻐라 해 주신다. 참 사람한테 빚진 게 많다. 너무너무 훌륭한 감독님들과 어쩌다 보니까 (작업)하게 됐는데 (이유가) 뭘까? 나도 궁금할 때가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웃음) 같이 계속 작업했을 때 좋은 부분이 있는 게, 그분들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 것 같고, 힘든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 무조건 그분 편에 서 있을 사람이 필요해서 그렇지 않을까 한다. (웃음) 저도 속으로 표현을 잘 안 한다. 늘 마음속으로 '감독님 참 좋은데', '감독님 작품 참 좋은데'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게 그냥 전해진 게 아닐까? 왜 자꾸 찾으시지? (일동 웃음)

배우 박해준 (사진=NEW 제공)
▶ 얼마 전에는 JTBC '한끼줍쇼'에도 출연했다. 예능에 잘 나오지 않았는데 떨리진 않았나.

저는 사실은, 생각보다 그런 거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밥 얻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웃음) 방송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되게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이 프로그램에 누가 될까 봐 너무 힘들더라. 옆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던 생각만 든다. 선배님들, 스태프분들도 너무 훌륭하시고. 아, '한끼줍쇼'에 나와주셨던 어르신 두 분이 시사회에 오셨다. 무대인사 할 때 눈도 마주쳤다. 좋더라.

▶ 차승원은 300만 관객을 넘기면 춤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동참할 예정인가.

하… (한숨) 그런 것 왜 하시지? (일동 폭소) 하라면 다 하니까, 선배님이 춤추면 제가 가만있겠나. 같이 옆에서 해야지. (웃음)

▶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볼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정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아주 재밌고 감동이 있는 영화다. 영화 보는 내내 이쁜 마음 고마운 마음을 가질 것 같다. 끝까지 보시면 너무너무 재밌다.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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