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미국산 옥수수 대량수입' 약속…'퍼주기' 논란 확산

일본 업계 "살 생각 없어"

(일러스트=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 275만 톤 수입을 약속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23일 일본 주요 사료회사를 취재한 결과 미국산 옥수수 사료를 수입하려는 회사는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6일 프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미국산 옥수수 275만 톤을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이 수입하기로 한 옥수수는 사료용으로 중국이 구매하려 했다가 미일 무역갈등 악화로 인해 사지 않게 된 물량으로 수입액은 600억엔(약 6천639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베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 남은 옥수수를 전부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모기 유충에 의한 일본 내 사료용 옥수수의 피해가 크다는 점을 수입 이유로 꼽으며 정부가 아닌 민간이 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업계는 모기 유충에 의한 옥수수 재배 피해가 새로 미국에서 옥수수를 수입할 만큼 크지 않아 미국산 옥수수를 더 수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는 "미국산 옥수수는 모기 유충 피해를 입은 국내산 옥수수와 용도가 다르다"며 "갑작스러운 추가 수입 얘기에 놀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문은 아베 총리의 약속과 달리 일본 업계가 미국산 옥수수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 없는 만큼 미국과 일본이 무역협정을 타결한 뒤 옥수수 문제가 양국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일 정상은 오는 25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에는 일본이 미국산 소고기의 관세율이 38.5%인 것을 단계적으로 9%로 낮추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지만, 일본 측이 기대하던 일본산 자동차의 미국 관세 인하 내용은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협상 결과를 놓고 옥수수 추가 수입 문제와 맞물려 일본 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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