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캐나다 대사관 직원 청력 저하 등 '괴질'…'살충제 탓'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말부터 쿠바 주재 미국과 캐나다 대사관 직원들에게 발생한 괴질(怪疾)의 원인은 지카 바이러스 및 뎅기열 바이러스 매개 모기를 없애기 위해 살포한 살충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NHK가 22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의 의뢰로 이 괴질의 원인을 연구해온 캐나다 의료기관과 대학은 최근 "피해자들에게 나타난 괴질은 살충제 살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들의 혈액을 조사한 결과 일부 캐나다인 피해자는 콜린에스테라아제(cholinesterase)로 불리는 신경조직에 정보를 전달하는 효소의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 뇌의 일부 손상을 초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이런 증상은 살충제 등에 들어 있는 유기인계(有機燐系) 중독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카리브해 국가들에서는 모기가 매개하는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이 유행하고 있어 쿠바가 캐나다 대사관과 직원 숙소 주변에 정기적으로 살충제를 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바뿐만 아니라 캐나다도 살충제를 살포했다. 캐나다 정부는 괴질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당시 쿠바 수도 아바나 소재 미국 및 캐나다 대사관 직원과 가족 40여명이 2016년 말부터 청력 저하와 두통, 메스꺼움 등의 고통을 호소하자 미국은 쿠바 당국에 의한 '음파공격'이 원인이라고 주장해 양국 관계가 악화했다.

미국은 특히 지난 2017년 9월 쿠바 주재 미국 직원 대부분인 24명을 철수시켰으며, 미국 내 쿠바 외교관 15명도 추방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극초단파' 무기의 공격일 수 있다는 보도를 하는가 하면, 미국과 영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지난 1월 고주파 영역을 가진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원인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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