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ITC 소송 정보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요청서를 통해 "특허와 미국 조지아 공장 간 연관성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이 일반적이고 모호하다"며 ITC 소송에 적합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ITC 소송에서 특허 침해를 인정받으려면 미국에 관련 산업이 존재하거나 형성되는 중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LG화학 측 주장 요지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소장에서 조지아 배터리 공장이 2020년 상업 가동될 예정이라며 이를 특허 관련 산업 형성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그들(SK이노베이션)의 주장만으로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해당 특허가 쓰이게 될지 명확하지 않다"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LG화학은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ITC에 '약식심리'(Expedited Hearing)를 요청했다. 약식심리는 불필요한 절차를 단축하고 미국 산업과의 연관성 등 특정 사안만을 집중 심리해 100일 이내 예비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ITC 절차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이른바 '특허 괴물'의 횡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절차로 불필요한 소송이라고 판단될 경우 신속하게 종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그러나 ITC는 18일 '약식심리' 요청서는 5장 이내여야 한다며 LG화학의 8장짜리 요청서를 그대로 돌려보냈다.
이에 LG화학은 당일 오후 요청서를 5장으로 줄여 다시 제출했으나 이미 서류 제출 기한을 넘긴 상황이었고, ITC는 20일 요청서를 재차 거부했다.
다만 LG화학의 요청이 불발됐다고 해서 해당 ITC 특허 소송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량 문제는 ITC 규정을 어겼다기보다 권고를 수용해 분량을 조절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소송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C는 특허 침해 판결이 내려지면 수입배제 등 금지명령을 통해 침해 품목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
한편 소송은 지난 3일 ITC에 접수됐으며,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조사 개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올해 초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ITC 소송은 내년 10월 종료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LG화학이 제기한 산업 기술 침해 형사 소송 등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