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은 21일 전남 순천의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순천·MG새마을금고컵 여자부 B조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결과는 완패. 그러나 프로팀을 궁지로 몰아넣기도 했다.
수원시청은 1세트 막판 21-2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이민주의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 최지유 오픈 득점을 앞세워 24-23 역전에 성공했다.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26-28로 패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수원시청이 보여준 투지에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강민식 감독은 "재미있는 1세트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관중들에게 팬서비스 제대로 해준 것 같다"며 "선수들이 한번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경기에 임한 것 같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팀이지만 열심히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원시청은 이민주가 12득점, 공격 성공률 58.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수원시청 선수들에게는 이번 대회가 소중한 경험이다. 강 감독도 이를 잘 알기에 선수 기용에도 더 신경 쓰고 배려했다. 이날 주전 세터로 나선 여달샘(31)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교체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 감독은 "원래 그런 실수(더블컨택)를 안 하는 선수다. 실업에서만 13년을 있었다. 구력이 좋은데 떨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끝까지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유쾌한 반란을 꿈꾸는 수원시청이다.
강 감독은 "우리는 솔직히 잃을 게 없다. 그렇다고 쉽게 무너지지 말자고 했다. 상대보다 우리가 나은 부분도 있다. 그 장점을 살려서 했으면 좋겠다"며 "남은 경기도 열심히 하면 '고춧가루 부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는 경기 펼치겠다"고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