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농성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어떻게 닮아있나"

고공농성 이후의 삶 다룬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파인텍 굴뚝농성 기억하려는 의도로 연극 기획
지금 강남역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 농성 중
고공농성, 투쟁의 최선인 동시에 절망적인 공간
굴뚝 위의 노동자와 알바비 못받는 마트 노동자
한 인간으로서 대우 받지 못한다는 점에선 같아
부당해고, 신뢰 파괴하고 사회에 대한 절망 불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양구 (이게 마지막이야 연출가)


◇ 정관용> 얼마 전 극적으로 타결된 파인텍 굴뚝 농성 여러분, 기억하시죠? 저희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소식을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426일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 참 불명예 기록을 남겼던 일인데 이 파인텍 굴뚝 농성이 모티브가 된 연극이 한 편 나왔다고 그래요. 제목이 이게 마지막이야라는 제목이라는데. 이게 굴뚝하고는 잘 연결이 안 되네요, 제목만 봐서는. 이 연극 이야기 한번 들어보려고요. 파업 노동자 이야기 또 노동자들 파업하다 보면 손배 가압류 관련 이야기,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 이런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를 작품으로 담고 계신 연극연출가 이양구 씨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양구> 안녕하세요. 이양구라고 합니다.

◇ 정관용> 방금 제가 소개했습니다마는 노동자 이야기 다룬 작품 그동안 쭉 여러 편 하셨죠?

◆ 이양구> 몇 편 했습니다.

◇ 정관용> 예를 들어서 어떤 게 있었죠?

◆ 이양구> 예전에 2014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2013년에서 2014년 넘어올 때 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청구됐던 손해배상.

◇ 정관용> 손배가압류.

◆ 이양구> 손배가압류 기억나시죠? 그 문제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서 노란봉투캠페인이라고 있었잖아요.

◇ 정관용> 노란봉투.

◆ 이양구> 그때 노란봉투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던 연극 노란봉투라는 작품을 제가 그때는 연출은 아니고 작가로 썼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파인텍 굴뚝 농성 관련된 작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 이양구> 이 공연은 제가 이제 저는 연출로 참여하는데요. 원래 좀 아시겠지만 이 근처 굴뚝에서 파인텍 노동자들이.

◇ 정관용> 목동 열병합발전소.

◆ 이양구> 그때 여기에 농성하실 때 저희 이번에 공연 기획하신 정성훈 PD님께서 그쪽에 연대를 좀 하셨고 그분들 인터뷰도 좀 하셨어요. 그래서 마음은 굴뚝 같지만이라는 책도 내셨고.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이양구> 그 책 기억나실 텐데. 이분이 사실 공연을 기획을 하셨고 그때 작년 말, 올해 초에 이게 타결될 당시에 여기 CBS 근처에서 단식농성 많이 하셨었잖아요.

◇ 정관용> 천막 쳐서.

◆ 이양구> 천막에서 그때 많이 와 있었고. 정성은 PD님 계실 때 이언주 작가랑 저도 근처에 자주 와 있었고 천막이나 이 앞에 카페 같은 데 자주 있다가 그때 차광호 지회장이랑 단식하시는 분들하고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나중에 이거 종료되면 이걸 기억하는 연극을 한번 만들자 이런 얘기가 농담처럼 사실은 오고갔던 건데. 실제로 공연을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굴뚝 농성을 기억하는 연극.

◆ 이양구> 그때는 사실 그러니까 파인텍 노동자들이 싸움이 끝나면 그걸 기억하는 연극을 하려고 했는데 최근에 이게 말하자면 기억하는 연극이라고 하기에는 미안하게 최근에도 고공농성을 많이 하고 있죠, 사람들이.

◇ 정관용> 아직도 지금 강남역에서도.

◆ 이양구> 강남역이나.

◇ 정관용> 삼성 해고노동자 농성도 있고.

◆ 이양구> 김용희 선생님 같은 분들이 하고 계시죠.

2018년 12월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고공농성장. 박종민기자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 굴뚝 농성이 연극의 배경입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양구> 그러니까 이 연극 시작은 저희가 노동 문제나 노동자 문제를 다룰 때 강력하게 싸우는 분들 이야기를 다루면 보통 사람들이 봤을 때는 나와는 다른 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 쉽잖아요. 그래서 이제 조금 그걸 나와는 다르지 않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로 끌어오기 위한 시도가 작가나 연출들에게는 일상생활을 노동의 관점에서 보는 시도들을 많이 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작품은 고공 농성이 모티브가 됐지만 고공 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남편이 이제 집에서 안 나와요.

◇ 정관용> 집에서 안 나온다는 게.

◆ 이양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고공 농성을 마치고 내려와서 자기 방에서 안 나오는 거죠. 그런 남편을 둔 아내. 그 아내가 아이 둘을 키우는데 마트에서 일하다 거기도 그만두고 지금은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데. 이분이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는 거죠. 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안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고. 그런데 저 남편은 말을 안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궁금하던 차에 같이 농성을 했던 다른 노동자도 찾아오고.

◇ 정관용> 남편의 동료.

◆ 이양구> 동료도 찾아오고 또는 이제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알바비를 못 받고 있는 노동자도 나오고.

◇ 정관용> 편의점 일을 하던 동료.

◆ 이양구> 동료. 지금은 알바비를 못 받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른 노동자들이 나와서 그러니까 이들의 대화를 잘 듣다 보면 남편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으로 아내가 일상에서 만나고 있는 그런 어떤 상황들과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는 느낌을 얻게 되죠. 그래서 일상에서부터 출발해서 고공에 올라가서 농성까지 해야 됐던 사람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런 걸 한번 가보려고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조그마한 마트에서 알바하고 알바비 못 받은 사람하고 고공 농성 몇백 일 한 사람하고 사실 큰 차이 없다 그 얘기인 거죠?

◆ 이양구> 본질적으로 보면 한 인간으로서 대우 못 받고 있다는 거, 정당하게 받아야 될 임금을 못 받고 있다는 것. 극중에 이런 말이 나오거든요. 왜 나는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되고 아무리 부당한 짓을 했던 저 사람은 왜 나한테 그냥 돈만 돌려주면 그만인가 이런 식의 대사들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알바생이 편의점 점장에게 하는 말이 아마도 남편이 사측에 했던 말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는 느낌을 그걸 다 보고 나면 받게 되겠죠.

◇ 정관용> 그것까지는 금방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까 고공 농성 그게 사실 알바비 못 받은 아르바이트생하고 큰 차이 없다.

◆ 이양구> 본질적으로.

◇ 정관용> 우리 일상이다 그런 얘기인데 그런데 그나저나 고공 농성이 타결돼서 내려왔다면서요. 타결됐다는 건 뭔가 합의를 이루었다는 거 아닙니까?

◆ 이양구> 그렇죠. 승리하고 내려온 설정이에요.

◇ 정관용> 그러면 복직해서 다니든지 임금을 받든지 이래야 되잖아요. 그런데 왜 방에서 안 나와요?

◆ 이양구> 결국은 그 고민을 하게 되죠, 관객들도.

◇ 정관용> 왜 안 나올까.

◆ 이양구> 극 중 인물들도 고민하게 되고.

◇ 정관용> 극중 인물들도 (남편이) 왜 안 나오느냐.

◆ 이양구> 뻔히 이겼고 타결됐고 그런데 왜 안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심경에 무슨 마음의 그 마음은 뭘까? 관객들도 고민하게 될 거고 우리도 극 중 인물들도 고민을 하죠. 단서들은 좀 있어요. 결국은 그렇게 부당해고 당하고 싸우고 복직하는 과정에서 그가 인간에 대한 신뢰나 인간관계라든 게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를 우리가 추측해 볼 수 있게 되죠. 인간이나 어떤 사회에 대한 절망이랄까. 불신의 깊이가 어느 정도가 됐는지를 좀 추측할 수 있게 되죠. 그런 면에서 많이 돌아보게 되는 장면이죠.

◇ 정관용> 그냥 추측만?

◆ 이양구> 말하지 않죠. 당사자는 말하지 않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면 그 배우는 대사가 없어요?

◆ 이양구> 출연하지 않죠.

◇ 정관용> 아예 배우가 없어요?

◆ 이양구> 남편은 출연하지 않아요.

◇ 정관용> 굴뚝에서 농성하다 승리하고 내려온 남편이라는 설정만 있고?

◆ 이양구> 미등장인물인 거죠.

◇ 정관용> 배우가 아니에요? 그냥 방에 있는 상황만 있고?

◆ 이양구> 네.

◇ 정관용> 독특한 형식이군요.

◆ 이양구> 그러니까 사실 그 사람도 안 보이는 거고 그러니까 추측할 수밖에 없고.

◇ 정관용> 모두가 그 사람 얘기를 하기는 하는데 그 사람은 안 나오고?

◆ 이양구> 고도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양구> 고도는 오지 않지만 다들 고도를 기다리는 것처럼 남편은 등장하지 않지만 모두가 그 노동자가 왜 싸웠는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 왜 나오지 않는가 상상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저도 방금 고도를 기다리며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딱 그런 상황으로 일부러 만들어놨고.

◆ 이양구> 작가분이 그렇게 설정하고 쓰신 거죠.

◇ 정관용> 모든 사람들이 같이 한번 저분의 마음을 헤아려봅시다, 이 말이군요.

◆ 이양구> 그래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있으면 정작 그 사람이 보이기 때문에 생각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여기서는 아예 남편 분을 등장시키지 않는 거죠. 그래서 그 남편의 마음을 상상해 보도록 하는 거죠.

(사진=극단 전화벨이울린다 제공)

◇ 정관용> 제목이 왜 ‘이게 마지막이야’예요?

◆ 이양구> 저도 여기 연출하기 전에 작가님한테 다시 한 번 물어봤어요. 왜 이게 마지막이냐. 그랬더니 이제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힘든 일을 할 때 노력할 때 너무 힘들 때 이게 마지막이야.

◇ 정관용> 이번이 마지막이야.

◆ 이양구>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까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해 볼 거야, 이렇게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왜 안 될까. 그럴 때 이제 안 되게 만드는 요인들 중에서 작가는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 이를테면 옛날에 김주익 같은 분 보시면 이렇게 힐리스. 애한테 힐리스 운동화 사주고 싶은데 이런 얘기한 적 있었잖아요. 자기는 약속을 지키고 싶은데 예를 들면 월급을 받아야 아이들 운동화를 사주는데 회사가 월급을 주는 약속을 안 지키면 그러면 이 약속이 깨지고 미뤄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왜 이 약속은 안 지킬까 하다 보면 더 큰 약속들이 안 지켜지는 거죠. 한 사회가 기본적으로 해 놓은 노동문제로 치면 노동3권을 보장한다는 약속이 안 지켜지면 거기에 따라서 다른 약속, 단체 약속도 안 지켜지게 되고. 등등등. 그래서 이제 큰 약속이 안 지켜져서 그다음 약속이 안 지켜지고. 그래서 지속적으로 그러다 보니까 한 개인이 일상에서 자기가 해야 되는 작은 약속도 못 지키게 되는 상황 그런 걸 주제로 다루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사회 안에서 숱하게 무시되어 온 약속. 그런데 그 무시되어 온 약속이라는 건 결국 힘의 관계잖아요. 힘 있는 사람들은 약속 안 지켜도 그냥 지나가버리는 거죠.

◆ 이양구> 그렇죠. 이게 신뢰의 문제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럼 고공 농성에서 승리하고 합의를 했지만 승리한 합의 내용조차 안 지켜졌다 이런 것도 있나요?

◆ 이양구> 극 중 약간 스포이기는 한데 여기서 그래도 말씀드리면 합의라는 게 형식만 합의인 거죠. 실제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건 일종의 강요된 합의이고 내용 없는 합의에 불과한 거죠.

◇ 정관용> 파인텍 노동자분들의 실제 합의도 그랬나요? 혹시 뒷얘기는 모르십니까?

◆ 이양구> 제가 자세히 알지 못하고요. 제가 얘기하는 건 또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이건 모티브로 했으나 파인텍 이야기는 아니고 결국 말씀하신 것처럼 힘의 역학관계가 불균등할 때 이루어지는 합의라는 건 사실은 그런 약속이라고 하는 건 강요된 약속인 경우가 많다는 건 저희가 잘 알잖아요.

◇ 정관용> 어쨌든 이렇게 자꾸만 위험한 곳, 높은 곳으로 노동자들이 올라가는 그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양구> 그런 걸 그런 얘기들을 하시죠. 왜 고공으로 올라갈까. 그러면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지상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그러니까 지상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서 그래서 올라간다. 저희 노란봉투 할 때 김진숙 선생님이 오셨을 때 극중에 멘트 하는 게 있거든요. 나와서 잠깐 공연 쪽에 나와서 극중 인물에게 얘기를 던져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김진숙 지도위원 얘기하셨던 것 중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말이 제가 잘 기억이 나죠. 그럼 밑에 있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마세요. 그러니까 그 얘기는 저 높은 곳에 올라가면 사실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는 뜻이겠죠. 그 정도로 어떻게 보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하는 거면서 절망적인 공간이기도 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죠.

◇ 정관용> 밑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죠.

◆ 이양구> 저는 옆에서 잠깐 봤는데 되게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이양구 연출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캡쳐)

◆ 이양구> 밥 올려줘야 되고 내려줘야 되고.

◇ 정관용> 그리고 항상 마음 졸여야 되고.

◆ 이양구> 불안하죠.

◇ 정관용> 높은 곳이라고 하는 주는 그 의미 때문에 마음 졸이잖아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이양구> 저는 옆에서 잠깐 본 거지만 굉장히 힘들. 그러니까 위에 올라간 사람은 올라간 사람대로, 밑에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대로 굉장히 힘들어 보였고. 그리고 이 작품은 밑에 있었던 사람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인 거죠.

◇ 정관용> 그 밑에 있었던 사람,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을 바로 아내가 주인공 아니겠습니까?

◆ 이양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아내가 그래서 결국 무슨 어떤 변화가 있는 거예요, 연극을 통해? 거기까지 얘기하면 다 나오는 겁니까, 스토리가?

◆ 이양구> 그건 제가 마지막 장면 계속 연습하면서 찾고 있는 거여서 사실은 그것이 어떤 변화가 있다 없다라기보다는 이해가 좀 깊어졌다 이렇게 이해하는 게 좋겠죠. 그러니까 좀 더 이해하게 됐다.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던 것들이 많구나.

◇ 정관용> 그렇죠.

◆ 이양구> 그런 것 같아요. 무엇이 쓰여져 있는지는 사실 연출가들도 잘 모르거든요. 자꾸 연습하면서 보게 되고 공연을 자꾸 거듭거듭 보면서 알게 되죠.

◇ 정관용> 이 작품을 만들면서 뜻을 같이 하는 분들 십시일반 크라우드펀딩도 같이 하셨다고요. 많이 모였어요?

◆ 이양구> 저희가 이걸 서울문화재단 측에 지원을 받았는데 약간 제작비가 부족해서 300만 원 정도 했는데 조금 더 모아주셔서 제작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미 서울문화재단 지원은 선정이 돼서?

◆ 이양구> 선정됐고 그런데 이제 저희가 연극 마시겠지만 제작비가 넉넉하지는 않아서 제작비 계산하다가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펀딩했는데 모아주셨습니다.

◇ 정관용> 연극은 언제부터 시작이죠?

◆ 이양구> 다음 주 금요일이고요. 9월 27일부터 해서 10월 13일까지니까 .

◇ 정관용> 9월 27일부터 10월 13일. 어디서 합니까?

◆ 이양구>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합니다.

◇ 정관용> 연우소극장. 우리 이양구 연출가는 노동자들 손배가압류, 아까 노란봉투도 그렇고. 세월호 노동자 얘기도 그렇고. 이런 연극들만 계속하시는 거예요?

◆ 이양구> 그게 아닌데 (웃음) 다른 공연 많이 하는데 이런 공연할 때만 많이 눈에 띄니까 이런 공연을 많이 하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다른 일반 작품도 많이 하세요?

◆ 이양구> 많이 하죠.

◇ 정관용> 정말?


◆ 이양구> 네.

◇ 정관용> 대표작이 뭡니까?

◆ 이양구> 대표작이요? 예를 들어서 ‘복도에서’ 같은 경우에는 그냥 고등학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 상담 기다리는 고등학생들이 자기들끼리 기다리면서 나누는 일상적 대화들. 그런 얘기들도 다루고 그러죠.

◇ 정관용> 그러세요?

◆ 이양구> 네. 그런 거 많이 다루고 있고요.

◇ 정관용> 사회성 있고 소외된 사람들만 다루는 작품만 하시는 것 같아서.

◆ 이양구> 그렇지는 않고.

◇ 정관용> 어떻게 생활을 꾸려가시나 염려도 되고 그래서 그냥 먹고살 만하세요?

◆ 이양구> 연극인들 먹고살 만하지 않습니다. 연극 같은 게 어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비하면 사회적으로 가치는 굉장히 저평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게 힘든데도 연극판을 떠나지 않고 계속 모여계신 분들 많고. 또 그렇게 힘든데도 연극하시는 분들은 또 상당히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 이양구> 관심 많은 분들이 많죠.

◇ 정관용> 그렇죠?

◆ 이양구> 네.

◇ 정관용> 왜 그래요?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그런 거예요?

◆ 이양구> 연극 장르가 좋은 건, 저는 개인적으로 극장 공연보다 연습실 공간을 더 좋아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예요. 나는 살면서 이런 감정을 느꼈어,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다 얘기해도 허용되는 거고 그러다 보면 인간이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게 되죠, 연극하다 보면.

◇ 정관용> 그러다 보면 사회에 관심도 많아지고?

◆ 이양구> 그 자체가 약간 사회적 관계들이 수평적으로 잘 만들어지는 공간이죠.

◇ 정관용> 그래요. ‘이게 마지막이야’ 글쎄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까요? 그건 아닐 것 같은데. (웃음)

◆ 이양구> (웃음) 늘 이렇게 말하지만 마지막이 못 되는.

◇ 정관용> 이양구 연출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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