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냐 무리수냐, 정치인 삭발을 바라보는 시선들”

삭발, 그리스 스파르타에서는 군인들의 상징
기독교 수도승, 불교 승려 등 종교적 의미도
동서양 모두 죄인에 대한 처벌로 삭발 활용
중세 서양에서부터 패션으로서의 삭발 등장
정치적 의미의 삭발, 단발령부터 찾을 수 있어
80년대부터 민주화, 노동운동 등 저항의 상징
황교안 대표 삭발 패러디, 패션처럼 받아들여져
정치적 메시지보단 시각 이미지가 우선하는 시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입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반갑습니다.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에 대해서 수다 떠는 게 오늘 코너인데. 이건 사실 사회문화현상이 아니라 지금 정치현상이고 굉장히 뜨거운 이슈로 되어 있는 현상의 하나를 오늘 우리 수다의 주제로 한번 올려보려고 합니다. 뭔지 알죠? 정치인의 삭발.

◆ 이택광> 사실 삭발인데 정치인 삭발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택광> 삭발은 항상 일어나고 있는데.

◆ 강유정> 그 영화 보셨던 분들 기억날지 모르겠는데 300이라고요. 스파르타라고 하는 그 영화에서 되게 어린 스파르타 소년들 머리 미는 거 기억나세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리스 전통입니다.

◇ 정관용> 그리스의 전통.

◆ 강유정> 그리스에서 머리를 자르고 하는 것들을 이를테면 군인으로 키우는 자기 민족성을 보여주는 행위라거나. 그래서 그게 종교적으로 넘어가서 왜 카푸치노의 어원을 보면 그리스도의 죽음 이후로 머리에 면류관을 쓴 모양을 본떠서 가운데만 머리를 밀기 시작한 게 수도승 머리가 된 거예요. 남아 있는 머리카락이 면류관 역할을 한 거죠.

◇ 정관용> 수도승 머리 그 영화에서 보이던 그 모습?

◆ 강유정>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원래는 처음에는 다 머리를 미는. 지금 이를테면 불교에서 삭발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의미였다가 그게 모양이 바뀌었고 그래서 카푸치노의 어원이 뭐였냐면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얗고 겉에 이렇게 시나몬가루, 시나몬가루가 있으면 그게 머리모양 같다, 마치 수도승들의 머리를 위에서 본 것 같다라고 해서 카푸치노라는 의미 자체가 거기서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머리를 민다라는 행위가 일부러 하나는 남기고 조금은 밀고 하는 것들 자체가 상당히 비세속성 내지는 세상과의 단절을 처음에는 의미했던 건데 동양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의미죠. 그래서 그렇게 가다가 스킨헤드나 다른 걸로 발전도 하기는 하지만 서양 같은 경우는 삭발이라는 의식이 생각보다 의식이라기보다 그렇게 문화의 일종의 하나로 내지는 유행 이쪽으로 가는 반면에.

◇ 정관용> 스킨헤드족이 있었잖아요.

◆ 강유정> 그렇죠. 지금도 있죠.

◆ 이택광> 지금도 있죠. 스킨헤드족은 지금 있는 거고. 그 당시 나치가, 군사적 목적이에요. 군사적 목적에 의해서 머리를 밀은 것이고요.

◇ 정관용> 나치가 자기네 군인들도 머리를 밀었다고요?

◆ 이택광> 군인들이 삭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짧은 머리를 했죠.

◇ 정관용> 그래요? 유대인들을 잡아서 다 삭발을 한.

◆ 이택광> 그건 완전히 삭발한 건 아우슈비츠에서. 그건 이제 처벌이라는 의미에서.

◇ 정관용> 반대로 독일이 쫓겨난 다음에 프랑스에서 독일한테 협조한 사람들을 잡으면 역시 또 삭발을 하고.

◆ 이택광> 그때의 삭발은 범죄자.

◇ 정관용> 범죄자에 대한 처벌.

◆ 강유정>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왜 제가 오정희 소설 읽다가 발견한 구절인데 전중이라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감옥에 갇혀 있는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을 전중이라는 표현을 오정희의 소설 저녁의 게임에 등장을 하는데. 뭐라고 묘사가 돼 있냐면 머리를 다 깎았다. 그러니까 소년원에 수감되어 있는 어린 수감자들을.

◆ 이택광> 그때도 그렇게 했어요.

◆ 강유정> 머리를 깎는다는 건 사회로부터 일종의 배제되어 있고 사회에서부터 격리되어 있다는 표시로 활용되기도 한다라는 거죠.

◇ 정관용> 군대 가면 머리 깎잖아요.

◆ 이택광> 그러니까 군인의 목적도 있고 머리를 깎는 것은 또 말씀하신 것처럼 처벌을 내릴 때 죄인이라는 표시를 하기 위해 머리를 깎기도 했고 또 정반대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금방 말씀하셨던 고대에도 있었지만 중세 유럽 같은 경우에는 패션을 위해서 머리를 밀었어요, 또. 그러니까 머리가 그 사람들은 곱슬머리가 많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곱슬머리가 기르게 되면 굉장히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런 이유 때문에 머리를 밀기도 하고 또 위생적인 이유 때문에 밀기도 했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삭발을 했으니까. 그런데 이게 정치적 이유 때문에 삭발을 하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 정관용> 잠깐 수다를 떨었는데 그 수다 속에 다 나왔어요. 그리스 때부터. 군인들이 머리를 미는 어떤 하나의 전통, 그다음에는 처벌 목적으로 머리를 깎아버리는, 그다음에는 종교적 의미에서. 지금 불교랑 과거 수도승 이런 종교적 의미에서의 삭발, 그다음 패션으로서의. 그런데 그 패션에 정치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게 그게 이른바 스킨헤드족 아닙니까?

◆ 강유정> 극우의 상징이 된 거죠.

◆ 이택광> 그러니까 그것은 결국은 자기들의 독특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는 거고요. 말씀한 패션이고.

◇ 정관용> 그런데 패션이면서 정치적 코드가 있는 거잖아요.

◆ 강유정> 그 정치적 코드로 머리를 자른 건 사실은 한국의 역사로 보자면 단발령 때의 사대부들이 내가 머리를 자를 수 없다고 하면서 스스로 오히려 머리를 자르는 굉장히 치욕을 감수하는 그런 일종의 행위를 했던 거죠. 저는 그게 아마도 그런 동양의 유교적 전통 안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면서까지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방하려고 했던 것이고. 그런데 단발을 누구부터 했는지에 대해서 이게 단발인가 정말 자연스러운 헤어컷이 아니라 상투를 자르고 거기에 저항하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름들이 아직도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듯이.

그래서 아마 서양에서 또 보기에는 동양적 관점에서는 이 머리카락이라는 게 단순히 그냥 벌 이런 것 이상으로 뭔가 정치적인 의사가 있는 것으로 더 보여지는 거라는 생각도 들고. 또 그런 맥락에서 저는 지금 여러분들이, 사실은 노동자분들이 많이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내 의사를 보여주는 행위로서의 머리 자르는 행위는 거기에 기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이택광> 사실 80년대에 이른바 운동권에서 삭발 문화가 많이 있었죠. 학생들이 많이 삭발을 했고 또 노동운동에서도 많이.

◇ 정관용> 독재에 대한 저항.

◆ 이택광> 저항의 의미로서 많이 삭발을 했었는데 그게 한국에서 정치인들이 삭발하는 문화로 온 거 아닌가 싶어요. 일종의 저항의 상징이 된 것이고, 삭발이. 그리고 이제 스킨헤드족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분들이 머리를 밀어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다기보다는 패션의 일종, 자기들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런 복장들, 주로 고트족 복장을 하지 않습니까? 고딕 복장을 하게 되는데 그런 문화에서 연유하게 된 게 아닌가 싶고.

그래서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최근에 황교안 대표가 밀었잖아요, 그렇죠? 삭발을 했는데 그분은 굉장히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굉장히 심각하게 밀었잖아요. 그런데 인터넷에 가서 보시면 황교안 대표가 삭발한 모습을 패러디한 이미지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거기 보시면 게리 올드만하고 비교를 한다든가. 이런 것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정치적인 삭발을 패션적인 어떤 삭발로 만드는 거죠, 대중들이 받아들일 때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 패러디 이미지

◇ 정관용> 그런데 그건 대중이 그렇게 반응한다기보다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는 대중들이 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요?

◆ 이택광> 좋아하시는 분도 있어요. 좋아하시는 분도 그렇게 했어요.

◆ 강유정> 당시에 스스로 황교안 대표가 저 율 브리너 같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하셨어요. 머리카락 없지만 멋있는 사람의 대명사잖아요.

◆ 이택광> 예뻤어요, 그러니까. 저는 두상이 안 예뻐서 밀면 별로인데.

◇ 정관용> 밀어본 적 있어요?

◆ 이택광> 저는 연식이 오래돼서 중학교 갈 때 밀죠.

◇ 정관용> 옛날 학교 다닐 때 밀었던 거?

◆ 이택광> 그때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왜냐하면 머리를 밀어야지 학교를 가니까. 제 기억으로는 입학식하기 전날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 밀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 정관용> 중학교 갈 때 다 밀었는데 그래도 앞에 한 1cm는 남겨놨는데.

◆ 이택광> 그때는 빡빡 밀었습니다.

◇ 정관용> 완전 동그랗게?

◆ 이택광> 네, 빡빡 밀었어요. 그래서 그때 참 충격이었죠, 개인적으로는.

◆ 강유정> 그래서 비판이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까 황교안 대표의 삭발 행위를 반대하는 분들이 비호하는 게 아니냐고 했는데 당신 스스로가 이것을 일종의 패션 차원으로 말씀을 하시니까 이게 좀 삭발이라는 게 지금까지 사실 이 사태 전까지만 해도 어떤 방식이든 간에 굉장히 정치적이고 자기 의사를 보여주는 행위로 여겨졌는데 이렇게 너무 가볍게 얘기가 된다면 앞으로 내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만약에 머리를 밀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이건 정말 명분이나 대사회적인 메시지가 약화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일부 기사를 보니까 1987년에 박찬종 전 의원이 양김 씨 후보 단일화 요구하면서 삭발. 그리고 2004년에 설훈 의원이 탄핵 철회 요구하면서 삭발. 또 2007년 2월에 이군현 의원 등등은 사학법 재개정 관철을 위한 단체 삭발. 이런 것들이 쭉 이어지고 있어요. 이런 걸 보면 일단 기본적으로 아까 강유정 교수가 조선시대 그리고 일제 때 단발령 등등과 연유를 해서 이야기를 푼 것처럼 머리카락을 완전히 없앤다라고 하는 행동이 사실은 내가 목숨을 내놓는 겁니다. 하지만 목숨은 내놓지 않되 머리를 상징으로 다 내놓는 겁니다라는 비장함이라는 게 깔려 있단 말이에요, 근본이. 그리고 지금 제가 쭉 예로 든 87년부터 2000년대까지는 대체로 그냥 그러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21세기 지금 2019년의 오늘날에는 이택광 교수가 얘기한 것처럼 한편의 비장함, 한편의 패러디 이게 같이 나오는 변화가 느껴진다는 거죠.

◆ 이택광> 그게 저는 삭발 행위가 상당히 중세적 분위기로 지금은 소비되고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패션으로서, 일종의.

◇ 정관용> 중세적 분위기?

◆ 이택광> 중세에서 패션이었고 사실 모나리자도 잘 보시면 눈썹을 사실은 면도를 한 거거든요. 그게 그 당시 아름다움의 기준이었기 때문에.

◆ 강유정> 그건 이마가 넓은 여성이 미인이었기 때문에.

◆ 이택광> 그리고 여기에 잔털이 많을 경우에 잔털을 제거하는 게

◆ 강유정> 이마가 넓을수록 좋으니까 잔털을 계속 깎고.

◆ 이택광> 그래서 그런 패션으로서의 중세미학이 다시 좀 되살아났다는 생각이 들고 왜냐하면 주변에 보시면 그냥 머리를 깎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보니까.

◇ 정관용> 요즘 많이 늘어났죠.

◆ 이택광> 그렇기 때문에 삭발을 한다는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정치적인 그런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뭔가 패션처럼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다는 거죠. 그래서 그러나 의미들이 정치적 메시지를 약화시키는 측면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조금 그런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거죠. 예전에 비해서.

◆ 강유정> 저는 미디어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 예로 열거해 주신 많은 이들이 모두 다 제 생각에는 유튜브 등장 전 그리고 1인 미디어 전이었던 걸로 기억나니까. 이를테면 방송이 된다고 하더라도 뉴스 채널이라든가 내지는 일간지 지면에서 봤던 것과 달리 지금은 삭발 장면 자체가 미디어를 통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그냥 방송이 되거든요. 방송이 되다 보니 이 행위 자체에 대해서 메시지를 분석한다기보다 이미지 분석이 먼저 우세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저게 무슨 메시지를 갖고 있느냐라는 게 전통적인 삭발의 의미였다면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게 너무 크고 그래서 머리 두상이 예쁘더라 내지는 가발이 아니었다더라. 그래서 이건 다 이미지 분석이지 사실은 메시지 분석이 아니거든요. 저는 이 매체의 변화가 한편으로는 굉장히 정치적 행위였으나 그런 메시지 분석에서의 다름도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큰 토양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이택광 교수(왼쪽), 강유정 교수(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제작진)

◇ 정관용> 그런데 진짜예요? 외국의 정치인들은 삭발 안 했어요?

◆ 이택광> 제가 확인해 바로는 없어요. 그러니까 이제 위키피디아도 확인해 보시면 셰이빙헤어라고 검색해 보시면 거기에 관련된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던 그런 종교적이라든가 또는 처벌이라든가 또는 여러 가지 출가의 의미 당연히 우리는 불교를 잘 알고 있으니까. 또 패션 이런 식으로만 분류가 돼 있죠. 거기에 정치인들이 머리를 깎고 하는 경우는 잘 없고 딱 하나 있으면 예를 들어서 백혈병 환자라든가 암 환자들을 위한 그런 캠페인으로서 머리를 깎는 건 있습니다.

◇ 정관용> 동조, 동조하는 의미로.

◆ 이택광> 그런 캠페인의 의미로는 있는데 정치인들이

◇ 정관용> 완전 다르네요, 그건.

◆ 이택광>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는 드물죠.

◆ 강유정> 그러니까 단식은 있어요. 유명한 보비 샌즈가 영화 헝거의 주인공으로 다시 영화로 재각색 되기도 했는데 보비샌즈가 IRA 독립운동을 하다가 영국의 왕립 형무소에 수감이 되었을 때 수감자들의 복지를 더 낫게 해 달라는 의미로 단식을 했고 단식에 의해서 목숨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있었잖아요. 그렇게 단식이라는. 우리도 사실은 저항의 수단으로 쓰고 있는데 그건 있지만, 헤어컷의 의미는 그렇게 많지 않고요. 그렇게 저항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이는 약간 머리카락에 대한 고정관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우리는 소위 말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대머리에 대한 것도 굉장히 여러 희화화도 있고 거기에 대해서 여러 의미들도 많은데 외국인들은 굉장히 그냥 볼드 헤어라고 해서 헤어스타일로 그냥 쓰기도 하거든요. 그냥 다 밀고 그런 부분에서 특별하게 어떤 사람의 특별한 외향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거기에서 그런 약간 문화적 맥락에서의 다른 것들은 좀 없는 편인데 특히 한국은 머리카락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 도구로 여기고 있는 건 분명히 해 보입니다.

◇ 정관용> 게다가 머리카락의 색깔도. 염색을 한국 사람만큼 많이 하는 그런 나라가 없어요. 그리고 남성들 흰머리를 전부 까만 머리로 바꿔놓잖아요. 그렇죠?

◆ 강유정> 학생들이 그리고 헤어스타일, 헤어컬러를 바꿀 때 굉장히 규제가 많았던 것도 지금도 사실 중고등학생들은 규제가 되기도 하지만 해외 애들은 정말 머리카락 색깔 바꾸는 것 정도는 쉽게 생각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모든 면에서 두발 머리카락에 대해서 굉장히.

◇ 정관용> 왜 이렇게 집착할까요.

◆ 이택광> 그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염색을 많이 해도 머리카락이 그렇게 심각하게 훼손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가 머리카락이 굵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서양인들은 사실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가 머리카락이 너무 얇아서. 굉장히 그분들은 사실 우리 같은 머리카락을 굉장히 부러워합니다. 이런 것도 있죠.

◇ 정관용> 바로 옆에 일본만 해도 일본 남성들은 대부분 흰머리 염색 안 하거든요.

◆ 이택광> 그건 일단 취업할 수가 없죠, 그렇게 돌아다니면 안 되고. 그런데 저는 많이 봤어요. 그러니까 취업 안 하고 프리랜서들은 머리를 많이 염색하고 다닙니다. 일본사람들도. 아즈마 히로키 같은 철학자도 하고 다니잖아요. 그러니까 그것도 직종에 따라서는 다르다고 생각이 들고 딱히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염색에 집착한다, 이렇게 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 정관용>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다 이 표현이 있잖아요.

◆ 이택광> 그러니까 저는 80년대에는 그런 게 조금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요. 머리를 깎는다는 것 자체가 내가 어떤 각오를 보여주고 내가 어떻게 보면 관습이나 이런 습관에 저항하는 일단 그런 걸 보여줄 수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 한국당 의원들이 삭발하고 계시는 것들은 약간 조금 80년대에 대한 패러디 같은 느낌을 받아요, 사실은. 그래서 과연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개인적으로는 좀 회의적이에요, 사실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촉구하며 삭발식을 마친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송석준, 장석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2019.9.19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영화 아저씨의.

◆ 강유정> 머리를 자기가 자르는.

◇ 정관용> 배우 있죠. 이름이 뭐죠?

◆ 강유정> 원빈.

◇ 정관용> 원빈. 원빈이 혼자 자기 손으로 깎는.

◆ 강유정> 임전태세죠, 나는 전투에 나가겠다라는 의미로.

◆ 이택광> 영화에 많이 나오죠. 지아이조에서도 나오고요.

◇ 정관용> 명장면 아닙니까? 그런 것들이 있으면서 확실히 일반 대중이 정치인의 삭발도 바라보는 시각은 변해버린 것 같아요.

◆ 이택광> 패션으로 바뀐 거죠.


◆ 강유정>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치인은 정치해야죠. 정치의 권한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이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잘 안 될 경우에. 그런데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나가서 말씀을 하셔도 되고 정치적 해결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 이택광> 그거 하라고 국회의원하는 거 아니에요.

◆ 강유정> 저 대신 할 수 있는 분들인데. 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이 내가 뭐라도 내가 뭘 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까.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렇게 표현하는 거예요. 아무리 외쳐도 소통이 안 되니 조국 장관 파면해야 되는데. 아무리 외쳐도 안 되니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다. 그쪽의 주장은 그런 거예요.

◆ 강유정> 그래도 정치인은 정치를 해야 된다라고 저는 믿습니다.

◆ 이택광> 사실 강 교수님 말씀하신 게 평소에 그분들이 주장해 오신 거였잖아요. 그러니까 정권이 바뀌었을 때, 이전 정권을 갖고 계실 때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죠. 다니시면서 국회에서 해결해야지 왜 나가서 장외투쟁을 하느냐 이런 얘기 많이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회의원들의 역할들이 사실 있는 것이고.

◇ 정관용> 입장 바뀌어서 달라지는 건 우리가 한두 번 봤습니까?

◆ 이택광>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정치허무주의가 되는 건데 어쨌든.

◇ 정관용> 우리는 수다만 떠는 시간이니까 한마디로 마지막 삭발은 뭐다.

◆ 이택광> 저는 패션이다.

◇ 정관용> 패션이다.

◆ 이택광> 지금 와서는 패션이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강유정> 글쎄요. 저는 원래 준비한 게 그러면 조금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겠네요. 지금 현재로서는 저는 약간 삭발은 무리수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요새 무리수 마신다 무리수 들이킨다 이런 말들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너무도 많아지셨어요. 삭발 누구누구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아지다 보니까 그럴 때.

◇ 정관용> 그걸 해야 공천을 받는다는 소리가 또 있으니까.

◆ 강유정>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럴 때 젊은 친구들끼리 어떤 행위를 열심히 했는데 별로 (성과가 없을 때) 무리수 아닐까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래서 저는 삭발은 무리수다라고 농담 삼아.

◇ 정관용> 일종의 화제성으로 잡고 가다 보니까 이제는 그럼 누구는 안 한대? 누구는 안 한대 이렇게 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안 한대? 이게 일종의 화제가 되고 있는 거죠.

◆ 강유정> 벌써 무리수가 나오고 있죠.

◇ 정관용> 그런 화제식의 코드.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80년대 의미, 90년대 의미와는 완전 달라진 그런 걸 느끼겠네요.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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