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사의 움직임은 천지 차이다. 쌍용자동차 노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안식년 시행과 복지제도 중단을 골자로 한 자구책 마련에 합의했지만 한국GM 노사는 교섭 결렬이 이어지며 극심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 쌍용차, 매출 신기록에도 적자… 노사 "비상경영"
20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 신기록인 1조 8,683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량 역시 지난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인 7만 277대를 팔아 치웠다.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와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는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7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당기 순손실은 77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1분기 이후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인 지난 8월 판매량은 1만 15대까지 추락해 월 1만 대 판매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쌍용차는 올해 3월부터 계속해 월 판매량 1만 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자 쌍용차 노사는 전날 '경영정상화 자구안' 시행에 합의했다.
안식년제 시행과 복지 중단과 대폭 축소를 골자로 한 자구안은 결국 쌍용차의 내부 지출을 줄이고 차량 품질, 고객 만족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우선 안식년제는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어 ▲ 명절 선물 지급중단, ▲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을 중단 혹은 축소한다.
고객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사공동 제조품질개선 TFT'도 구성해 운영한다.
전날 자구안 시행에 합의한 쌍용차 노사는 추가적인 경영쇄신 조치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안은 물론 이외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앞서 8월에도 회사 스스로 임원 20% 축소와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국민 혈세 8,200억 원이 투입된 한국GM은 이달 9일 진행된 전면파업 이후 또다시 극심한 노사 갈등의 수렁에 빠졌다.
'신규 물량 배정'을 두고 노사가 충돌한 가운데 노조는 '한국GM 차량 불매운동 캠페인'까지 검토하고 있다.
충돌 지점은 부평 2공장에 대한 신규 물량 배정 약속이다. 노조는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할 신규 물량에 대한 회사의 약속을 요구했지만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에 대한 신규 물량 배정을 회사가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는 곧장 정리해고, 구조조정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GM에 약속된 신규물량은 부평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차세대 준중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와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CUV로 총 2종이다. 부평 2공장에 대한 물량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나 한국GM은 최근 한국 생산이 아닌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형태로 GM의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SUV '트래버스'를 한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노조 관계자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며 "결국 노조는 한국 생산 물량을 약속하지 않고 미국산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들여오는 상황에서 불매운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면파업 이후 가까스로 대화의 장을 만든 한국GM 노사가 또다시 돌아서면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전날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노조는 24일(생산직 6시간, 사무직 4시간)과 25∼27일(생산직 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