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DH' 두산이 떨친 악몽, SK가 받았다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첫 번째 경기. 5회초 두산 공격 1사 상황에서 두산 김재환이 우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인천=연합뉴스)
뚝심의 곰 군단이 다시 1위 SK를 위협하고 있다. 충격의 끝내기 보크 패배의 아픔을 딛고 선두 탈환을 가시권에 뒀다. 반면 SK는 더블헤더의 악몽 속에 1위가 위태롭게 됐다.


두산은 19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SK와 더블헤더 원정을 모두 쓸어담았다. 1차전을 6 대 4로 이긴 두산은 2차전도 기세를 몰아 7 대 3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거둔 두산은 이날 경기가 없던 키움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2위로 올라섰다. 1위 SK와 승차는 2.5경기, 역전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경기 내용이 좋았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두산은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상대 강습타구에 맞았음에도 5이닝을 3점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보였다. 이후 불펜진이 SK의 거센 반격을 1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특히 4번 타자 김재환이 리드를 벌리는 귀중한 홈런을 터뜨렸다. 김재환은 4 대 3으로 불안하게 앞선 5회 상대 선발 문승원으로부터 시즌 15호 1점 홈런을 날렸다. 지난달 4일 롯데전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쏘아올린 아치.

지난해 홈런왕(44개)이었던 김재환은 올해 극심한 홈런 가뭄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가을야구를 앞두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김재환은 2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마무리 이형범이 5일 전 패전의 트라우마를 떨쳐냈다. 당시 SK와 원정에서 이형범은 6 대 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⅔이닝 4피안타 3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김강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이형범은 이어진 1사 1, 3루에서 마운드를 배영수에게 넘겼다.

그러나 배영수는 1루 견제를 하다 보크를 범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KBO 최초의 무투구 끝내기 보크였다. 이형범이 시즌 3패째를 안았다. 이날 이겼다면 두산은 SK를 2.5경기 차로 압박할 수 있었지만 4.5경기로 승차가 벌어졌다. 그 여파 때문인지 두산은 LG, 키움 등 상위권 팀에 잇따라 덜미를 잡혔다.

19일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이형범은 역시 6 대 4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첫 타자 나주환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대타 남태혁을 병살타로 처리, 급한 불은 껐지만 이후 연속 안타로 2사 1, 2루에 몰렸다. 후속 타자는 5일 전 대역전승의 주역 김강민. 자칫 끝내기 패배의 아픔이 재현될 상황. 그러나 이형범은 김강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시즌 18세이브째를 달성했다.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 1회말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더블헤더 1차전의 기세가 2차전에도 이어졌다. 선발 이영하가 SK 에이스 김광현과 맞대결에도 9이닝 3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김광현도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제몫은 훌륭하게 해냈지만 불펜이 대거 5실점하며 16승째가 무산됐다. 두산은 2 대 3으로 뒤진 8회 오재일의 역전 2점 홈런으로 역전한 데 이어 9회도 3점을 뽑아 대어를 낚았다.

두산은 SK로 굳어지는 듯했던 정규리그 우승 희망을 키웠다. 두 팀의 정규리그 맞대결은 끝났지만 두산이 SK보다 2경기 많은 9경기를 남겨놨다. 시즌 상대 전적을 9승7패로 마쳐 만약 가을야구에서 붙는다면 심리적 우위에 설 수 있다.

SK로서는 끝내기 보크 승리의 기세를 잇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후 내리 4연패를 안았다. 더블헤더에서 1승1패만 했어도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으나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특히 2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역전패한 게 뼈아프다. 두산이 당한 끝내기 보크 패배 이상의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두 팀은 지난해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이 2위 SK의 홈런포에 무너졌다. 과연 올 시즌 어느 팀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지, 또 가을야구에서는 그 결과가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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