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팀에 합류해 이듬해 나온 2집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솔로 데뷔까지 딱 20년이 걸린 셈이죠. 사실 솔로 욕심은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회사를 자주 옮겨 다니는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었고요. 뒤늦게 꿈을 이루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무대를 꾸밀 수 있게 되어 설레기도 해요"
박재구가 야심차게 준비한 곡인 '통제가 안 돼'는 유로 댄스와 테크노 기반 음악을 선보인 스페이스A의 음악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알앤비 힙합 트랙이다. 이번 곡을 통해 박재구는 스페이스A 활동으로 못다 푼 힙합 음악에 대한 갈증을 속 시원히 풀었다. 곡을 발표하는 아티스트명을 힙합 장르에 걸맞게 '재구'(jaegu)로 바꿨을 정도다.
"원래 데뷔 전부터 힙합을 좋아했어요. MC몽, 후니훈, 허인창 등 힙합 음악을 내세워 활동하는 동갑내기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었고요. 솔직히 스페이스A 음악에 랩 파트가 거의 없잖아요. 한 곡에서 8마디 이상 랩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일 정도니까요. (웃음). 스페이스A 음악에 맞춘 '만들어진 톤'이 아닌, 진짜 제 목소리로 랩을 한 곡으로 대중에게 음악성을 인정받고 싶어요. '스페이스A 출신이라 올드하네'가 아니라 '스페이스A 래퍼가 이렇게 랩을 잘했나?'라는 반응을 얻고 싶고요"
이목을 끄는 지점은 박재구의 첫 솔로곡을 작업한 이가 199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그룹 구피의 박성호라는 점이다. '미친손가락'이라는 예명으로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워너원, 에이핑크, 펀치, 현아, 크레용팝, 더원 등의 곡을 작업한 박성호는 후배 박재구의 새로운 도전에 기꺼이 힘을 실었다. 또, 보컬 그룹 비욘드 출신 도형은 보컬 피처링을, 드라마 '아이리스' 등에서 활약한 배우 김혜진은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을 맡아 박재구를 도왔다.
박재구의 음악 인생은 '통제가 안 돼' 발표 전과 후로 나뉠 전망이다. 박재구는 솔로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면서 앞으로 활동의 초점을 스페이스A가 아닌 솔로에 맞추고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장르에 제한을 둘 생각은 없다는 그는 트로트 장르의 곡을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솔직히 스페이스A가 여성 멤버의 비중이 큰 팀이었잖아요. 이제부터라도 저를 더 알리고 싶고, 저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에 맞춰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1년에 3곡씩 솔로곡을 꾸준히 내자는 목표를 잡았고요. 사실 이미 이번 곡을 작업해준 성호 형과 트로트 장르의 곡을 함께 만들어보기로 얘기를 해둔 상태에요. '빵' 터질만한 콘셉트를 구상해 두었으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하하"
음악 장르뿐만 아니라 활동 분야에도 제한을 둘 생각이 없다. 박재구는 10월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19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가수들을 인터뷰하는 코너와 K3 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살린 축구 레슨 코너 등을 구상 중이라고.
"채널명은 '재구야 놀자'로 정했어요. 평소에 진짜 독특한 캐릭터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방송에서 못다 보여준 저의 예능감을 유튜브에서 발산해보려고 해요. 20년간 가요계에서 활동하며 쌓은 인맥도 총동원하고요. (미소). 목표는 채널 개설 이후 1년 안에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거예요. 어려운 일이겠지만 목표는 클수록 좋잖아요. 스페이스A 보다 더 성공하는 솔로 박재구가 될 수 있도록,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열심히 뛰어보려고 합니다"
(사진=솔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