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방교육 강사가 '삼성' 사례 들자 폭언한 구의원

서대문구의회 최모 자유한국당 의원, 강사로 온 이은의 변호사에게 폭언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대문구의회에서 성폭력 예방 강의를 하던 강사가 삼성 사례를 들었다는 이유로 구의원에게 폭언을 듣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날 오전 11시 20분쯤에 서울 서대문구의회에서 4대 폭력 예방강의를 갔던 이은의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최모 구의원에게 "삼성 이야기가 듣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이 변호사는 삼성전기에 다니던 시절 상사로부터 당한 성희롱을 문제를 제기해 인사 불이익 등 부당한 처우를 받자 소송을 제기해 4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이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4대 폭력 예방강의에서 성희롱 경험을 이야기하던 중 최 구의원에게 삼성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라"는 요구를 들었다고 말했다. 본인이 삼성맨인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였다.

이 변호사는 "이미 책에도 나오고 공론화되어 방송까지 됐던 것인데 왜 말하면 안 되느냐. 불편하시면 나가시라고 응수하자 최 의원이 '너 삼성 몇 기냐. 저런 강사를 부른 담당자가 누구냐'며 삿대질과 함께 소리를 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의를 마치고 구의회 회의실 안에 있는 CCTV를 증거로 달라고 요청하자 고장이 났다고 답했다"며 "현장에 있던 직원들과 의원들에게 증언해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변호사는 소란 도중에 최 의원이 이 변호사에게 '이X, 저X' 같은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해당 일이 벌어진 이후 서대문구 자유한국당 지역구 사무실에 가서 항의한 상태다.

이 변호사는 "자유한국당 측이나 서대문구의회 내부에서 조처를 하는지 살펴볼 것"라며 "조처가 불가하다면 업무방해와 모욕 혐의 등으로 민형사상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최 의원은 "삼성에서 일어났던 일을 계속 강조하면서 속옷에 손을 올렸다고까지 이야기하길래 불편하다고 그만하라고 요구했다"며 "그런 저질스러운 강의를 하니 다른 의원들 앞에서 낯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삼성에서 26~27년 일했는데 내 앞에서 그런 저질스러운 강의를 하면 괜찮겠냐"고 했다.

최 의원은 "격앙이 돼서 서로 왔다갔다한 일이라 욕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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