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씨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10건의 사건 중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등 3건에서 나온 DNA와 이씨의 DNA가 일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DNA가 일치하는 대상자가 이씨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용의자 DNA와 이춘재의 DNA가 일치하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수사기관 입장에서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 개인 정보에 대한 것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특정여부'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대해 "경찰은 DNA가 일치 한다는 것은 하나의 수사의 단서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주변수사를 벌이면서 지금은 제로 베이스에서 여러 가지 자료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특히 "이 사건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DNA가 검출된 상태로 지극히 수사 초기 단계"라며 "용의자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화성 연쇄 살인사건 5차, 7차, 9차 사건에서 검출된 DNA와 이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결정적 단서 중 하나인 혈액형에서는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주 처제 살인사건의 범인 이씨의 혈액형은 'O'형인 것으로 확인된다.
1994년 9월 16일 선고된 이씨에 대한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수사 기관은 그의 혈액형을 O형으로 특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국과수에 보낸 피해자(살해된 처제)의 질 채취물에서 정액 반응이 양성으로 나왔고, 그 정액의 혈액형은 A형으로 반응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렇다면 피해자의 혈액형이 에이(A)형인 관계로 범인의 혈액형이 에이(A)형이거나 오(O)형이어야 하는데 피고인의 혈액형은 오(O)형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혈액형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이씨의 혈액형이 'O형'이 확실하다면 그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동일 인물인지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의 과학수사에서 DNA가 일치한다면 범인일 확률이 99.9%"라면서도 "그러나 혈액형이 다르다면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혈액형이 'B'형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만, 어떤 경위로 확인됐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당시 조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면밀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층취재팀=김정훈·구용회·오수정 기자, 민경남 PD, 박지나·안승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