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K 달성한 휴스턴 게릿 콜, 진화하는 '탈삼진 머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게릿 콜 (사진=연합뉴스 제공)

추신수가 6회초 공격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투수 게릿 콜을 향해 관중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콜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팬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간판급 선발투수 게릿 콜이 단일시즌 통산 300탈삼진 고지를 밟으며 자신의 야구 경력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콜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휴스턴의 3대2 승리를 견인했다.

텍사스전을 앞두고 탈삼진 292개를 기록한 콜은 6회초 추신수를 상대로 이날 자신의 8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데뷔 첫 시즌 탈삼진 300개를 달성했다.

콜은 올시즌 198⅓이닝 만에 탈삼진 300개를 채웠다. 이는 기록 달성 기준으로 역대 최소이닝 부문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2000년대 초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김병현과 함께 뛰었던 좌완 파이어볼러 랜디 존슨이 갖고 있다. 존슨은 2001년 197⅔이닝 만에 탈삼진 300개를 돌파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톱 유망주 출신으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콜은 지난해부터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저스턴 벌랜더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콜은 피츠버그에서 활약한 5시즌동안 총 782⅓이닝을 소화해 탈삼진 734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8.4개. 데뷔할 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힐 정도의 빠른 패스트볼을 보유했지만 압도적인 탈삼진 수치를 남기지는 못했다.


정교한 데이터와 통계를 바탕으로 선수단을 운영하는 휴스턴과의 만남은 극적인 변화로 이어졌다.

콜은 휴스턴 이적 후 타자를 맞춰 잡는데 유용한 싱커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대신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커브의 비율을 높였고 슬라이더 구사율도 늘어났다.

여기에 평균 구속 97마일(약 156km) 이상을 자랑하는 포심패스트볼을 주로 높은 코스로 구사해 구종 사이의 조화를 이뤘다. 특히 포심패스트볼에 제구력이 뒷받침되면서 콜은 압도적인 '탈삼진 머신'으로 진화했다.

콜은 지난해 15승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200⅓이닝동안 27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작년 9이닝당 탈삼진은 12.4개로 크게 늘었고 올해는 13.6개로 더 늘어났다.

콜은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18승(5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61.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가까운 곳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바로 팀 동료 저스턴 벌랜더(19승6패 평균자책점 2.50, 212이닝 탈삼진 283개)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추신수 (사진=노컷뉴스)


텍사스는 이틀 연속으로 등판한 저스틴 벌랜더와 게릿 콜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연패를 당했다. 벌랜더는 전날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4대1 팀 승리를 이끌었다.

추신수도 2경기 연속 안타없이 침묵했다. 전날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추신수는 이날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콜과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쳐 삼진 2개를 당하는 등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휴스턴은 5회말 율리 구리엘의 투런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2대1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에는 호세 알투베가 솔로포를 때렸다.

텍사스는 8회초 로날드 구즈먼의 솔로포로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추신수가 볼넷으로 출루해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았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64로 소폭 하락했다.

휴스턴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즌 100승(53패) 고지를 밟았다. 3년 연속 세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강호의 입지를 굳게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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