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씨의 DNA가 화성사건 10건 가운데 3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은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당시 사건의 현장 증거물들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했다"며 "현재까지 3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1994년 충북 청주에서 20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씨는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또 이번 브리핑에서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꼈다.
반 본부장은 이씨가 당시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이후 이뤄진 조사의 구체적인 내용, 이씨가 당시 수사 선상에 올랐었는지, 현재 어떤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반 본부장은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도 국과수에 보내 DNA 분석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3건 사건은 5, 7, 9차 사건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이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5차 사건은 1987년 1월10일 오후 8시 50분 화성시 태안읍 황계리 논에서 홍모(18) 양이 스타킹으로 몸이 묶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9차 사건의 피해자는 김모(13)양으로 1990년 11월 15일 오후 6시 30분 화성시 태안읍 병점5리에서 스타킹에 묶인 상태로 발견됐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 2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고 미제사건수사팀, 광역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진술 분석팀, 법률 검토팀, 외부 전문가 자문 등 57명으로 수사 본부를 꾸리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반 본부장은 "앞으로도 국과수와 협조해 DNA 감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사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사건 관계자, 당시 수사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대상자와 화성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