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해 김경수 경남지사와 허성무 창원시장,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항쟁 관련자 등 50여 명은 18일 오후 3시 30분 부산대 내 부마민주항쟁 시원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검은색 바탕에 하얀색 글씨로 '부마 1979'가 적힌 티셔츠를 일제히 맞춰 입고 나왔다.
또 기자회견 장소의 한쪽 벽면에는 곽영화 민중미술 작가가 부마민주항쟁 당시의 부산과 마산의 상황을 대형 화폭에 그린 '미완성 걸개그림' 걸려 있었고, 이날 참석자들을 저마다 붓을 들고 그림의 채색을 더했다.
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우선 "부산대에서 민주주의 불꽃이 피어난 지 40년 만에 우리는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이뤄냈다"면서 "국가기념일이라는 의미는 온 국민이 기리고 기억해야 할 가치와 정신이 담긴 날임을 국가가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마민주항쟁은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역사의 발전을 위해 평범한 대학생, 고등학생, 상인, 노동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민주주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 것"이라면서 "이듬해 5월에는 광주로, 87년 6월에는 전국을 뒤흔드는 또 한 번의 외침이 돼 거대한 민주주의의 흐름을 이어놓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지사는 "누군가는 40년이 지나버린 상황에서 부마민주항쟁을 그저 지나가 버린 일이라고 여길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지난 5일 故유치준씨가 부마민주항쟁의 사망자로 첫 공식 인정을 받는 등 부마민주항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민주주의 위대한 역사", 김 경남지사와 허 창원시장은 각각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할 미래", " 내 삶의 이정표. 고 1때 경험한 현장"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 17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제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부마민주항쟁은 부산과 마산의 시민과 학생들이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항거해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운동으로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처음 발생해 같은 달 18일 창원지역까지 확산했다.
이후 부마민주항쟁은 5.18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4대 민주항쟁의 하나로 꼽혔지만, 그동안 저평가돼왔다.
이에 부산과 경남 지자체 등은 국가기념일지정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를 만들어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해왔다.
한편, 오는 10월 16일에는 '부마 1979, 위대한 민주여정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으로 국가기념식이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