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정안정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뿐 아니라 문 대통령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부원장 역시 불출마 뜻을 굳힌 상황이어서 물갈이 신호탄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장관은 가변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불출마 뜻을 굳혔고, 유 장관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대변인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그런(불출마)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거(김 장관 불출마)는 맞는 것 같고, 유 장관은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런 내용이 당 지도부에도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이 대변인은 "당은 누구에게 '출마하라', '불출마하라'는 권유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게 이해찬 대표의 말씀이었다"며 "유 장관의 경우, 후임자 문제 이런 게 있어서 가변적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 갑작스러운 불출마說?
두 사람의 후임으로 마땅한 인물을 찾는 작업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었다. 김 장관의 경우, 지난 3월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뜻하지 않게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기류는 조국 장관 임명을 기점으로 더욱 커졌다. 조 장관에 대한 언론의 인사검증과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사이 검찰이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까지 시작되자, 청와대에서는 인사 작업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상태다.
문제는 유·김 장관은 여전히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최근까지 주변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장관은 내년 총선에 꼭 출마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유 장관이 불출마 의지를 당 지도부에 전했다는 관측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김 장관은 얼마 전까지 출마하고 싶다는 얘기를 계속 했었다"며 "후임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 다가오는 총선…불출마 압박 거세지나
이런 와중에 나온 유·김 장관 불출마설이어서 의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수 밖에 없게 됐다. 중진이나 386출신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섣부른 불출마설이 공천 갈등을 재현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김 장관 불출마 관련 기사를 언급하며 "이런 얘기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가. 이런 얘기는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당 지도부는 특정인에게 출마나 불출마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건 개인의 의사이고, 당은 시스템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 불출마 관측이 흘러나오는 것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항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다른 민주당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당 지도부나 청와대에서 두 사람 출마를 말리고 싶어하다보니, 누군가 이런 얘기를 주변에 흘리고 다니는 것 같다"며 "당 지도부에 항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뒤늦게 서둘러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뒤늦게 유·김 장관의 불출마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자를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유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 관련) 제 의사에대한 확인 과정은 없었다"며 "제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