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간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다"면서도 "조국 사태를 기화로 보수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퇴진 요구를 일축하며, 반(反) 조국 연대를 고리로 한 보수통합에 대한 반대입장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역시 퇴진파가 모두 불참한 채로 당권파(4명) 출석으로 열렸다. 전날(17일) 오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가 다수 참석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손 대표 퇴진 요구가 거세게 터져나왔으나, 이날은 반박 목소리가 나오며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지금 당 상황은 물 들어왔는데 노로 물을 젓진 않고 노로 서로 때리는 상황"이라고 했고, 임재훈 사무총장은 "4월3일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단 일주일이라도 당 화합 분위기로 한번 해보자는 의기투합 했었는지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묻는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4·3 국회의원 보선 참패 이후 나온 사퇴압박이 거세지자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며 '조건부 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추석 이후에도 당 지지율은 5% 내외에 머무르는 상태다. 그간 말을 아껴왔던 당내 최다선(5선) 정병국 의원은 "약속의 시간이 다 됐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17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약속한 시기가 도래됐고 아무도 없던 일처럼 지나가기 무리가 있다"며 "손 대표가 회피하고 뭉개고 가니 국민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들이 있어 최고위원끼리 (계획을) 의논해 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10% 공약을 두고 당내 분란이 다시 거세지는 가운데, 이날은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의 윤리위원회 징계 논의가 예정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 '정신 퇴락' 발언을 했다며 윤리위에 회부된 상태다.
현재 최고위는 총 9명 중 당권파 4명, 퇴진파 5명으로 구성돼 있어 하 최고위원의 징계가 결정된다면 4대4 동률 구도가 된다. 사실상 손 대표가 의결권을 쥐게 되는 상황이기에 당내 내홍이 더욱 극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