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선전포고, "삼성 TV는 규격 미달…밤하늘 별이 안보여"
선전포고를 한 건 LG전자였다.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회를 연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와 LG OLED 4K TV를 비교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영상을 틀었는데, 삼성 TV 화면이 마치 꺼진 것처럼 보였다. LG전자 측은 "별이 보이지 않거나 블랙이 번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그 이유로 "백라이트의 한계"라며 "QLED는 빛샘으로 인해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하다"고 했다.
사진 속 모델의 눈동자를 확대했을 때도 삼성 TV에서는 "모기장 형태의 격자무늬에서 회색의 눈동자가 보라색과 초록색 등으로 나타난다"거나 검은색 배경의 영상에서도 "LG 올레드 8K TV는 균일한 블랙을, 삼성TV는 배경에 물이 번지는 모양이 생겼다"는 점을 비교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2019년도 8K TV의 '화질선명도(CM)'가 올해 12% 수준으로 떨어져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충족 조건인 50%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그 이유로 "삼성전자가 시야각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CM을 희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의 반격 "LG TV는 글자도 깨져 보여…화질은 다양한 요소로 평가해야"
삼성전자는 시연을 통해 LG 8K 올레드 TV가 일부 8K 콘텐츠를 디코딩하지 못하거나, 신문 여러장을 이어붙인 이미지 파일에서 글씨가 뭉개져 제대로 읽기조차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HEVC 방식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을 시연하자 삼성 TV에서는 재생됐지만, LG TV에서는 오랜 시간 로딩을 하더니 재생이 되지 않았다.
LG전자가 표준 규격이라고 밝힌 화질선명도 요건에 대해서도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것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용석우 상무는 "현재 8K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CM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8K협회'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QLED 8K TV의 CM이 12%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CM값은 화질평가기관에서 화질 척도로 쓰지 않고 저희도 값을 측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야각을 평가받기 위해 CM값을 훼손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회사가 8K 기술을 두고 진흙탕 싸움에 가까운 경쟁 구도를 펼치는 것은 향후 8K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여론전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