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와 팀은 중요하지 않아요" K3에서 뛰는 K리그 득점왕 유병수

유병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FA컵 돌풍의 주역인 K3 화성FC에는 꽤 유명한 공격수가 있다. 4강까지 올라오는 동안 5경기에서 쉬지 않고 득점포(7골)를 가동했다. 한 때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또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유병수(31)다.

유병수는 2009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2010년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이후 알 힐랄, 로스토프에서 뛰었다. K3 김포시민축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다시 프로행을 시도했지만, 팀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부터 화성FC 유니폼을 입고 K3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유병수에게 FA컵의 의미는 남다르다. K리그1 팀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8강에서 이미 K리그1 경남FC를 만났고, 4강에서는 수원 삼성과 격돌한다.


유병수는 "경남전에서도 좋게 표현하면 재미있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솔직히 4강 대진 추첨을 할 때 수원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막상 하려니까 수원이 너무 잘해서 괜히 그런 생각을 했나 싶기도 하다. 감회가 남다른 것은 사실이다. 수원이 FA컵 최다 우승팀이기에 힘든 경기를 예상하지만, 그래도 쉽게 올라가지 못하게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나이도 서른을 넘었다. FA컵 활약과 함께 다시 K리그1으로 향하는 꿈을 꿀 법도 하지만, 동료들을 먼저 챙기는 성숙함도 생겼다.

유병수는 "4강까지 올라오면서 내 이름만 많이 나온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골을 넣기는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4강을 계기로 모든 선수들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면서 "우승하게 되면 프로에 가보지 못한 친구들이 좋은 프로팀에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은 유병수에게 또 다른 의미의 전환점이다. 인천에서 데뷔했을 때 코치였던 김학철 감독의 존재도 든든하다. 조금은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유병수는 "2009년 프로에 데뷔해 벌써 10년이 지났다. 데뷔했을 때 감독님이 옆에 계셨는데 10년 후에도 같이 있어 좋다"면서 "어떤 리그이고, 어떤 팀이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됐다. 당연히 욕심은 있다. 하지만 항상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서른을 넘어간 상황에서 이 팀에 있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이고, 또 다른 경험인 것 같다"면서 "이제는 욕심보다 좋은 감독님과 축구를 오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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