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김덕기>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 가지고 나왔나요?
◆ 홍영선>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대한 내용 준비했습니다. 구독 이라고 하면 신문이나 우유 구독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제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왜 구독을 하는 건지 배경을 짚어보고요.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할텐데 저는 '가성비'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알아봤습니다.
◇ 김덕기> 구독경제, 그러니까 신문 구독 서비스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 김덕기> 넷플릭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우리나라에도 구독 서비스라는 개념이 신문이나 우유에서 영상 콘텐츠 시장으로 좀 확대됐어요.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니라고요. 어느 정도로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있나요?
◆ 홍영선> 영화나 음악 콘텐츠 시장을 넘어서요. 꽃, 셔츠, 양말, 반찬, 샐러드, 커피, 맥주, 화장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구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 김덕기> 셔츠랑 양말, 꽃이요? 아직까지도 저는 좀 생소하긴 한데요. 이런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이런 구독 서비스도 많아 지는 거겠죠?
◆ 홍영선> 네 무엇보다도 소비의 주체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이 구독경제가 커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합니다. 또 ‘불황’이란 단어에 익숙해져 있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요.
거기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등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대량으로 싸게 구매하는 것보다 다양한 제품을 필요한 만큼 큐레이션 해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구독 경제 전문가 전호겸 고려대 법학연구원 회사법센터 연구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R(Recession·경기침체)공포, 디플레이션 공포가 큽니다. 사실 2008년부터 경제가 위축됐는데 지금은 그 위기가 더 크고요. 현재 소비를 주도하는 밀레니얼 세대 같은 경우 경제 호황보다는 불황이란 단어가 익숙하죠. 이 세대는 물건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것 위주로 바뀌었고, 그러다보니 구독경제가 시작된 거에요.
과거에는 신문·우유 구독 뿐이었다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영상 구독으로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셔츠, 옷 등 외연이 확대됐고요. 일본의 경우는 거기서 더 넓어져서 주거까지 넘어왔습니다. 그 원인은 경기 불황과 고령화 이런 영향이 큰데요. 일본이 우리와 가장 비슷한데 헬스케어 서비스에 이어 주거까지 구독 시장 범주로 들어갔는데요 우리도 비슷한 수순으로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덕기> 다양한 이유들로 구독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걸로 보여지는데, 홍 기자는 '가성비'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구독하면 더 싸냐, 싼 건 어떤거냐, 이런 건거죠?
◆ 홍영선> 네 구독경제를 형태별로 나눠보자면, ①무제한 이용형 ②정기 배송형 ③렌털형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마지막 렌털형은 말 그대로 정기적으로 얼마를 내고 대여를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의류나 신발, 자동차 등이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활성화돼있지 않았고요.
무제한 이용형과 정기 배송형의 가성비 좋은 서비스들을 좀 찾아봤습니다. 무제한 이용형은 넷플릭스처럼 일정액을 내고 무제한 서비스를 받는 건데요. 한 달 9900원으로 5만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밀리의 서재>가 대표적입니다. 1년 연간 구독은 좀 더 할인 되어서 9만 9000원이고요.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에 '서점 베스트셀러 업데이트'에 최근 나온 책들을 보면 <90년생이 온다> 1만 4000원, <유럽 도시 기행 1> 1만 6500원, <인간 본성의 법칙> 3만 2000원 이렇게 세 권만 해도 총액이 6만 2500원이 나옵니다. 한 달에 9900원을 내고 세 권만 봐도 이득인거죠.
◇ 김덕기> 하지만 이게 전자책으로 읽는 거라서 종이책으로 읽는 것과는 좀 다르겠죠?
◆ 홍영선> 네 책장을 넘기고 밑줄을 그어가며 '내 책'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더라고요. 또 구독해 놓고 돈만 내는 경우, 돈 낭비가 된다고 취소하는 사람도 있고요. 제가 소개하는 구독 서비스들은 아무래도 본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많이 이용해야 가성비가 좋습니다.
◇ 김덕기> 구독 서비스 자체가 개인화되었기 때문에 대체로 가성비가 좋다는 거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싸다, 이건 아니라는 거죠?
◆ 홍영선> 네 또 정기배송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있는데요. 반찬을 배송해주는 <더 반찬>이나 면도날을 배달해주는 <와이즐리> 등이 있습니다.
<더 반찬>은 반찬 종류 별로 5개에서 10개까지 1만 8700원에서 2만 9600원 수준이었는데요. 한 주에 반찬 5개씩 해서 4번, 한 달로 계산해보면 7만 4800원 정도입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원가 대비 가격은 좀 있지만, 전체 요리 시간과 인건비 투입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물론 7만원이 싼 가격은 아니지만, 워킹맘이나 육아로 지친 주부들 상황에 따른 가성비인 거죠.
<와이즐리>는 면도기와 면도날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스타터세트의 가격을 보면 면도기 핸들과 면도날 3개에 8900원입니다. 보통 면도기가 날 포함해서 3만원대의 가격이었다면 3분의 1 가격 입니다.
이미 면도날 구독은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성공했습니다. 8년차 신생기업 달러 쉐이브 클럽이 120년 전통의 질레트의 아성을 무너뜨린 건데요. 미국 면도기 시장의 70%를 점유했던 질레트의 시장 점유율은 50%까지 추락했고 그 자리는 달러 쉐이브 클럽이 차지했습니다. 애초에 달러 쉐이브 클럽은 <시간과 돈을 깎자>라는 슬로건으로, 질레트보다 60%나 저렴한 가격을 통해 가성비 전략을 쓴 건데 제대로 먹힌 거죠.
◇ 김덕기> 구독 서비스는 아무래도 개인의 상황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성비를 단순 비교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런 서비스가 있고, 이런 조건에 비해선 가격이 나쁘지 않다로 이해하시면 좋겠네요.
◆ 홍영선> 네 사실 우리나라의 구독경제는 아직 초기 형태이고요. 해외 구독경제 시장은 아까 말한 면도기 시장처럼 시장의 넘버원 자리까지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의류나 유아용품 등은 렌털형 형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성비를 따진다면 자기의 상황에 맞게 구독 일정이라던지 조건을 조정하는 게 가장 좋고요. 구독을 해놓고 쓰지 않을 거라면 반드시 해지하는 것이 과소비를 막는 지름길입니다.
◇ 김덕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