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를 비롯해 FC서울 등 강호들이 조기 탈락했다. 4강까지 살아남은 K리그1 팀은 수원 삼성과 상주 상무 두 팀. 대신 K3 화성FC와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이 4강에 진출했다.
4강 대진도 프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K리그1과 기적을 꿈꾸는 하부리그의 맞대결로 꾸려졌다. 수원과 화성FC, 그리고 상주와 대전 코레일이 홈 앤드 어웨이로 FA컵 4강전을 치른다. 18일 1차전, 10월2일 2차전이 펼쳐진다.
1996년 FA컵이 시작된 이후로 우승은 모두 K리그(1부 기준) 팀이 차지했다. 2005년 울산현대미포조선(내셔널리그), 2017년 부산 아이파크(K리그2)가 결승에 오른 유이한 하부리그 팀이었다.
기록이 말해주는 것처럼 K리그와 하부리그의 전력 차이가 존재한다. 그만큼 수원과 상주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4강이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화성FC가 프로를 이기고 올라온 팀이다. 조직력이 좋은 팀"이면서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이기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주 김태완 감독도 "대전 코레일이 4강까지 경기를 잘하고 올라왔다"면서 "프로를 이기고 올라왔으니 방심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해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자존심이 걸렸다.
수원 염기훈은 "4강까지 매 경기 쉽게 올라온 팀을 만난 적은 없다. 4강도 분명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화성FC가 프로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많아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면서 "우리도 어느 해보다 간절하기에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결승에 올라가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주 김경중도 "대전 코레일보다 높은 리그에 있다"면서 "무조건 승리하기 위해 왔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부리그 팀들은 기적을 꿈꾼다. 이미 토너먼트에서 K리그1 팀을 꺾은 기세를 4강까지 몰아가겠다는 각오다. 선수층이 얇은 탓에 쉽지 않겠지만, FA컵 우승을 향한 간절함은 누구보다 크다.
화성FC 김학철 감독은 "K3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면서 "모든 선수들이 사연이 있다. 힘든 친구들도 많다. 간절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선수들이 들뜨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코레일 김승희 감독도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팬들, 직원들이 응원해줬고, 선수들도 열심히 했기에 그것을 힘 삼아 강팀 상주전에서 기쁨을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선수들의 간절함은 더 크다. 다수의 선수들이 K리그 무대에서 쓴 잔을 마신 경험이 있기에 K리그1 팀과 맞대결은 더 의미가 있다. 적어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화성FC 유병수는 "4강에서 수원과 붙게 돼 좋다"면서 "감히 수원을 어떻게 이기겠냐. 다들 차이가 많이 나니까 재미없는 경기가 될 거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긴장하지 않고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코레일 조석재도 "감독님께서 꿈을 쫓다보면 멀어진다고 했다. 부담을 내려놓고 즐겁게 뛰겠다"면서 "상주가 우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울산도 우승을 목표로 했다가 우리에게 크게 혼났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