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희망 품고 亞 최초 기록은 가시권…류현진 반등의 의미는?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경기 홈런이 쏟아지는 20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명품 투수전'을 보기는 쉽지 않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의 경기에서는 올시즌 5번째 진기록이 나왔다. 양팀 선발투수가 나란히 7이닝 이상 소화하며 실점없이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다.

류현진은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뉴욕 메츠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발투수는 이날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타자를 압도하는 방식은 180도 달랐다. 디그롬은 100마일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90마일이 넘는 슬라이더를 자랑하며 다저스를 압도했다. 류현진은 90마일을 조금 넘는 속도의 포심패스트볼에 체인지업과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승부는 디그롬과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결정됐다. 메츠는 8회말 대타 라자이 데이비스의 3타점 2루타에 힘입어 다저스를 3대0으로 눌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손에 넣은 다저스로서는 승패보다 류현진이 부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만한 경기였다.

류현진은 지난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며 투구 방식을 조정했고 효과를 봤다.

예전의 날카로움을 회복한 체인지업을 초반부터 많이 던졌고 경기 중반부터는 볼배합을 다양하게 시도해 타자들을 혼란에 빠드렸다.


류현진은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다. 투구수 90개로 7회까지 버텼다. 리그를 압도했던 시즌 초중반 류현진의 모습 그대로였다.

LA타임스는 101개의 공을 던진 디그롬과 비교해 류현진이 90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1개를 잡아냈다며 "류현진은 오늘 그의 상대보다 더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여전히 12승5패에 머물러 있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시즌 평균자책점은 2.45에서 2.35로 낮아졌다.

류현진과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주목받는 디그롬이 또 한번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류현진 역시 맞대결에서 당당하게 맞섰다.

류현진이 지난 4경기 부진으로 인해 사이영상 경쟁 구도에서 밀려났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날 호투로 반등에 성공했다. 경쟁자의 결과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여지는 남아있다.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는 별도로 시즌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 자체가 대단한 업적이다. 만약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다면 이는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다.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다저스에서 활약한 1995시즌 2.54의 기록으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한 것이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높은 순위로 남아있다.

현재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위는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로 기록은 2.57이다. 디그롬이 2.61로 내셔널리그 3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이날 류현진이 보여준 포수 러셀 마틴과의 호흡은 다저스에게 고민할 여지를 남겼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마틴과 호흡을 맞춘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했다. 신인 포수 윌 스미스와 배터리를 이룬 5경기의 평균자책점은 5.81이다.

투수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복합적이다. 포수와의 호흡이 결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이를 판단할만한 샘플 사이즈 역시 적다.

하지만 다수의 LA 지역 매체들은 류현진과 마틴의 호흡을 주목하고 있다. '다저스웨이'는 마틴이 향후 류현진의 전담포수가 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LA타임스는 마틴이 오스틴 반스를 제치고 플레이오프 명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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