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테르', 오디션 공고에 "위법행위 없는 자" 문구 추가

연극·뮤지컬 배우 이명행-손승원-강성욱-강은일, 성추행·음주운전으로 물의

왼쪽부터 이명행, 손승원, 강성욱, 강은일 (사진=연극열전 트위터, 쇼노트 공식 블로그, 연우무대 제공)
11일 오후, CJ 뮤지컬 공식 블로그에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하는 뮤지컬 '베르테르' 오디션 공고가 올라왔다. 공연 개요, 오디션 개요는 여느 공고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응시 자격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만 19세 이상의 남녀로 음악, 연기, 무용 등 뮤지컬에 필요한 자질을 골고루 갖춘 자"라는 문구 다음에는 "위법 행위 등 결격사유가 없는 자"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극·뮤지컬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범죄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다. 향후 벌어질 수도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읽힌다.

지난해 2월에는 이명행이 작품 조연출 A 씨에게 신체적·언어적 성추행을 했다는 '미투'(#Me_Too, '나도 말한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것)가 있었고, 이명행은 올해 2월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8개월 실형을 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명행은 소속사를 통해 사과했으며, 당시 출연 중이던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뮤지컬 배우 손승원이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고 뺑소니까지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고, 손승원이 앞서가던 차량을 추돌해 피해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경상을 입었다. 게다가 동승한 배우 정휘가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하며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이 사건으로 손승원은 뮤지컬 '랭보'에서 하차했고, 올해 8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 1'에 출연해 널리 얼굴을 알린 뮤지컬 배우 강성욱은 대학 동기와 함께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고, 지난 7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치상)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채널A는 관련 보도 후 '하트 시그널 1' 다시보기를 중단했다. 강성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뮤지컬 배우 강은일은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 명령을 받았다. 강은일은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가운데, 출연 중인 뮤지컬 '정글라이프'에서 하차했고 출연 예정인 '랭보', '432㎐'에서도 하차했다.

빈발하는 연극·뮤지컬 배우들의 사건·사고로 인해, 공연계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이명행의 성추행 사건이 드러난 지난해 2월, 허지혜 연극열전 대표는 △2018년부터 진행되는 연극열전의 모든 작품 계약서에는 성폭력 예방 조항이 기재되도록 준비 중 △작품 상견례 혹은 첫 연습일에 성폭력 관련 교육 또는 이에 준하는 공지를 할 것 △프러덕션을 꾸리는 자신부터 성폭력을 비롯한 모든 부당한 상황에 더 민감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은일의 소속사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는 지난 8일 공식 계정에 글을 올려 강은일이 출연 중이었거나 출연할 예정이었던 작품 제작사에 사과했고 "앞으로 더욱 철저한 아티스트 관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CJ MUSICAL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뮤지컬 '베르테르' 오디션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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