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산과 추사를 따라간 유배길

저자 김영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40여 년 공직생활, 다산과 추사를 통해 위안과 자유를 찾다"

(사진=자료사진)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다산 정약용(1762∼1836). 최고의 글씨체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1786∼1856).

그들은 몹시 다른 길을 걸었다. 다산은 부친을 따라 지방을 전전하는 등 어렵게 살았던 반면 추사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당시 주류사회의 일원이었다.

이토록 다른 둘의 삶은 유배생활로 수렴한다. 다산과 추사는 각각 18년과 8년 3개월이라는 유배 기간을 보냈다. 정치적 탄압에 의한 유배의 고통은 가슴 속 깊이 서리고 켜켜이 쌓여 그 아픔이 분노로 화한다. 이를 유분(幽憤)이라 한다. 유분의 표출이 다산의 500여 권 저작과 추사의 추사체로 각각 발현됐다.

저자인 김영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 책을 통해 다산과 추사의 유배길 속에 스며있는 삶의 좌표를 좇는다.


그들이 유배지에서 느꼈을 기억을 현재로 불러내고 체화해 그 아픔과 쓰라림을 함께 하고자, 저자는 오랜 시간 유배길을 따라 걸었다.

저자는 40여 년간 공직에 몸을 담았고 은퇴 후 사회적 기여를 위해 협동조합을 창립했다.

결코 쉽지 않았던 공직 생활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강진과 대정을 여행했다. 2010년부터 따라간 여러 번의 유배길 여정 속에서 시공간을 넘어 다산과 추사의 정신을 느끼고자 했다. 다산과 추사의 유배길은 고뇌의 길이었으며 집념의 길이었다. 유배길 여행은 일종의 유배 기행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나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힘들고 어려울 때면 다산과 추사를 떠올렸고 그때마다 떠난 유배길 여정은 마음의 위안이자 삶의 방향을 재설정해주는 구원과도 같았음을 고백한다.

일상이 무력화되는 자괴감 속에서도 기어코 현상을 받아들이고 순응해 나갈 수 있었던 힘과 태도를 다산과 추사의 행적과 감정을 통해 복기한다.

이 복기와 기록은 다산과 추사를 동시대로 불러와 우리에게 함께 조명해보자고 권유한다. 그렇게 틈틈이 쓴 글들을 모아 10여 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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