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의 빌 플렁킷 기자는 11일(한국 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이 불펜 투구를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가 등판에 앞서 소화하는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루틴이 있다. 선발 등판일 사이에 몸 상태나 제구력 등을 체크하기 위한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아도 그동안 잘 던졌다.
하지만 최근 부진으로 류현진도 습관을 버리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플렁킷 기자는 류현진에게 불펜 투구는 아주 드문 일이지만 지난 5일 콜로라도전을 앞두고도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물론 이날은 류현진이 로테이션상 등판이 예정된 날이었다. 당초 류현진은 볼티모어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출전할 순서였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휴식을 줬다. 10일 이상 긴 시간을 쉬는 만큼 불펜 투구로 컨디션을 조절할 만하다.
그러나 부진 탈출을 위한 류현진의 노력이 예사롭지 않다. 류현진은 이날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무너진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했다. 최근 부진에 대해 많은 언론이 류현진의 체력 저하를 지적하지만 본인은 "밸런스가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까지 12승 2패 평균자책점(ERA) 1.45로 내셔널리그 사이영 후보 0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무너졌다. 18일 애틀랜타전 5⅔이닝 4실점, 24일 뉴욕 양키스전 4⅓이닝 7실점, 30일 애리조나전 4⅔이닝 7실점, 지난 5일 콜로라도전 4⅓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했다. ERA는 2.45까지 올랐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일은 미정이다. 순서대로라면 류현진은 15일 뉴욕 메츠와 원정 등판이다. 그러나 홈에서 강했던 류현진에게 원정 복귀전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올해 류현진은 안방에서 9승1패 ERA 1.77을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3승4패 ERA 3.23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 날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저스로서도 류현진의 부활이 간절하다. 3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준우승에 그친 다저스는 우승이 목마른 상황. 지역 언론들도 "류현진의 부진이 계속되면 WS 우승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펜 투구로 밸런스를 조절한 류현진. 괴물의 부활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