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안 시장은 지난달 27일 의정부시청의 집무실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100만원을 가입했다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이 들어오자 지난 4일 이를 해지하고 재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는 최근 심화한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기술 소재 분야 '극일(克日)'을 내세우며 탄생한 투자 상품이다. 국산화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부품과 소재, 장비 기업 등 주식에 중점 투자하고, 운용보수 절반을 관련 분야 대학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에 쓴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후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홍남기 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다수의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릴레이 가입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 관심도 급증하면서 펀드 자산총액이 4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펀드는 '방문판매'가 금지된 상품으로 가입 희망자가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 직접 방문해 가입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해 가입했다.
그런데 안 시장의 경우, 은행 지점이 아닌 자신의 집무실에서 펀드 가입 절차를 진행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에 관련 민원이 들어가면서 논란이 일자 뒤늦게 문제의 펀드를 해지하고 재가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3일 우리가 농협은행 측에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살펴보라고 연락을 했고, 다음날인 4일 펀드 해지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방문판매 등 불완전판매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도 하지 못했다가, 감독기관인 금감원의 연락을 받은 후 펀드 해지 등 조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장을 상대로 방문판매를 한 경위에 대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펀드 관련 판매 자격증이 있는 의정부시 지부장이 해당 상품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의정부시청을 방문했다가, 시장 집무실에서 가입까지 이뤄진 것"이라며 "안 시장이 직접 집무실로 와달라는 요청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병용 시장도 CBS측에 "농협 측에서 집무실로 찾아오겠고 연락을 해와서 펀드에 가입했는데, 차후에 불완전 판매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해지하고 다시 가입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라는 타이틀로 영업 부담감이 있는 상태에서 지자체 수장들에게 무리하게 판매를 추진하다가 이런 해프닝까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