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장기화에 中·서방 갈등 전선 확산

중국 외교부 조슈아 웡 입국 허락한 독일 정부 비난,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 미국 의회에 발의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비난

홍콩 도심 센트럴에서 도심 시위가 열린 가운데 애드머럴티역 내에 시위 진압 경찰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인한 홍콩의 혼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위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 국가들의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조슈아 웡의 베를린 방문을 독일이 허용한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독일이 홍콩 분열 분자가 입국해 반(反)중국 분열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마스 장관은 공공연히 이런 인물과 접촉했다.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독일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했다"며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며 어떤 국가나 조직, 개인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서방 매체들은 조슈아 웡이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조슈아 웡은 "우리가 새로운 냉전 시대에 있다면 홍콩은 새로운 베를린"이라면서 "자유 세계가 중국의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는 우리와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베를린에서 만난 홍콩 민주화 활동가 조슈아 웡(왼쪽)과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사진=AFP/연합뉴스)
조슈아 웡은 베를린 방문에 이어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을 방문해 미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미 의회에 발의된 이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미국이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특별대우가 철회될 수 있다.

반면 홍콩의 행정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내정간섭"이라며 미국과 미국 의회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람 장관은 10일 홍콩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 의회의 어떠한 형태의 간섭도 극히 부적절하다"며, "홍콩인들은 미국 의회에 이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홍콩에 있는 1천400여 개 미국 기업은 홍콩과 미국의 우호 관계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홍콩에 관한 미국의 법규는 홍콩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홍콩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람 장관은 한편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李嘉誠)이 시위대에 관용을 베풀 것을 호소한데 대해 "모든 범죄행위는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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