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우리라도 있어야 했다. 우리라도 거리에 나가서 떠들었어야 했다.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파산면책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엉망진창이긴 해도 이 나라에는 사회보장제도가 있다고 알렸어야 했다. 힘이 없지만 최선을 다해 도와보겠다고 손이라도 잡았어야 했다."
남 대변인은 CBS와의 통화에서 "일가족 사망 사건을 접한 뒤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어쩌면 이들을 살릴 수도 있었을지 모르는 일을 왜 하지 못했을까 계속 자책했다"고 털어놨다.
천주교 대전교구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부설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이진희 센터장 역시 "빚 때문에 말 못할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을 함께하고자 센터가 있는 것인데 뭐한 건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 일가족 사망' 사건이 알려진 이후 지역사회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가장 A(44)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남가현 대변인은 "자꾸만 불어나는 채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정부 지원 제도를 통해 채무 탕감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위기상황에 놓인 가구 및 구성원에게 신속히 지원하는 '긴급지원' 제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파산면책의 경우 사회적으로 채무에 대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시각 때문에 제도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홍보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며 긴급지원 역시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는 나온다"며 제도 홍보 및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강조했다.
이진희 센터장 역시 "빚을 못 갚기 시작하면 추심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커지는데 그것을 같이 견뎌내고, 금융이든 복지든 법률적인 부분이든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는 것이 센터의 취지"라고 말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한 관계자는 "자칫 비슷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 '자살'만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길 우려가 있다"며 "비슷한 상황에서 이 기사를 클릭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다양한 노력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4시쯤 대전 중구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장이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오는 가운데 '사채'를 썼다는 메모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정황들이 나오면서 경찰은 불법 추심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