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여자 축구 무대에 진출한 공격수 이금민(25)이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금민은 7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19-2020 여자슈퍼리그(WSL) 개막전에 후반 37분 테사 울러트 대신 투입돼 끝까지 뛰었다.
국내 실업축구 WK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뛰다가 7월 말 맨시티로 이적한 이금민은 지난달 프리시즌 대회인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경기에 출전하며 예열을 마쳤고, 리그에도 첫 경기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 막바지 교체 투입돼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이금민은 팀의 시즌 첫 승에 힘을 보탰다. 맨시티는 후반 3분 캐롤라인 위어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맨체스터 더비'로 치러진 이 날 개막전에는 WSL 역대 최고 관중 기록인 3만1천213명이 찾아와 열기를 내뿜었다.
데뷔전을 치른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금민은 "많은 관중이 신기하면서도 감격스러웠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척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맨체스터 더비에서 승리해 특히 기뻤고, 이런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게 큰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달을 갓 넘긴 영국 생활에서 이금민은 많이 놀라고, 많이 배웠다.
그는 "시즌 준비부터 무척 다르더라. 훈련 강도는 높지만, 너무 오래 하지 않고 뛰는 것은 거의 없었다"면서 "다들 힘이 워낙 좋아서 웨이트 트레이닝 무게를 맞춰서 하려다가 너무 힘들었다. 아직도 그 무게는 적응이 안 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곳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실수에 개의치 않고, 계속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속도와 강한 몸싸움, 패스 시야가 너무 좋아서 당황하고,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조금씩 선수들과 운동하는 게 즐거워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먼저 영국 무대를 밟은 선배 지소연(첼시), 조소현(웨스트햄)의 든든한 조언 속에 낯선 곳에 적응해가며 리그에도 안착한 이금민은 '팀에 중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개막전을 보며 '우리 여자축구도 이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면서 "한국 여자축구를 위해 이 팀에서 많이 배우고 발전하겠다. 어린 선수에게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